인구 14억의 중국 대륙은 29일 최대의 민속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전국적으로 큰 사건.사고 없이 비교적 평온한 가운데 맞이했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톈안먼(天安門)광장과 중난하이(中南海) 주변, 대사관구역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한 도심에서의 폭죽놀이가 허용돼 전날 밤부터 이날 이른 새벽까지 곳곳에서 불꽃이 고층건물 사이로 솟아오르고 포성을 연상케 하는 폭음이 이어졌다. 신화통신은 12년만에 해금된 도심 폭죽놀이에 연 50만명 가량의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폭죽으로 인해 대형 화재나 중대한 사망.부상사고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많은 시민들은 제야인 28일 밤을 폭죽놀이, 가족들과 함께 하는 그믐만찬(年夜飯), 장장 4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중앙TV(CCTV)의 '춘제전야제(春節聯歡晩會)' 시청 등으로 설맞이 분위기를 만끽했다. 올해는 특히 국내여행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으로 황금연휴를 보내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 최근 수년간의 급속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수입 증대에 따라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괄목상대할 정도로 커졌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일종의 난장인 '먀오후이(廟會)'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다관위안(大觀園), 디탄(地壇)공원, 룽탄(龍潭)공원, 차오양(朝陽)공원, 둥웨먀오(東嶽廟) 등에는 설날 오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몰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전통 민속놀이 등을 즐겼다. 한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올해 제야에도 농촌을 방문, 농민들과 함께 신춘(新春)을 축하하고 신농촌 건설을 다짐했다. 27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고위 당.정.군 지도자들과 각계 대표 등이 참석한 춘제 단배식(團拜式)을 주재한 후 주석은 28일 중국 공산혁명의 성지인 후난(湖南)성 옌안(延安)으로 내려가 경로원 노인들과 농민들을 위로하고 민심을 살폈다. 원 총리도 같은날 산둥(山東)성 허쩌(荷澤)시와 지닝(濟寧)시의 농촌마을과 농가를 잇달아 방문해 농민 가정의 주방까지 살펴보면서 이들의 살림살이 형편과 가족상황 등을 자세히 묻고 위문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2003년 3월 중국의 제4세대 최고 지도자들이 된 후 주석과 원 총리는 2004년 춘제 때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제야가 되면 농촌지역이나 소수민족 지역 등을 방문해 기층민중과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민심을 살피고 위무하는 등 자상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