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성공욕구가 확대되면서 성공을 위해 자신의 이름까지 바꾸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징에서 투자컨설턴트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리쥔은 지난해 3월 풍수지리 전문가에게 이름에 문제가 있어 사업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이름을 바꿔 버렸다. 당시 풍수지리 전문가는 '잘 생겼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쥔'이라는 이름이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밝은 미래를 만든다'는 의미를 가진 '젠밍'으로 이름을 바꿀 것을 권유했다. 리쥔은 이름을 리지엔밍으로 바꾼 이후 사업이 번창, 소수에 불과했던 직원이 20명을 넘어섰다며 개명이 사업성공을 가져다 줬다고 말했다. 저널은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리쥔처럼 지난 수년간 이름을 바꾼 사람이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개명을 통해 성공했다는 이야기들이 퍼지면서 특히 경제인들 사이에서 개명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정치환경이 개선되면서 그동안 금기시되던 풍수지리가 최근 다시 붐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경제발전과 함께 성공욕구가 늘어나면서 개명을 통해 성공의 열쇠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여기에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확대되면서 지난 수십년간 중국사회를 지배한 획일성에 대한 반발이 개명이라는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 저널의 지적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음양의 조화 등을 고려해 다양한 이름을 사용했으나 공산정권이 들어선 이후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 색을 의미하는 '훙'이 여자 이름에 많이 사용되는 등 이름마저도 획일화 경향을 보였다는 것. 저널은 개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작명소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인터넷 작명사이트는 물론 휴대전화를 통해 이름의 길흉을 판별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면서 개명이 현재의 중국사회를 보여주는 새로운 단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사회학자인 쉬안치는 중국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행운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