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중국에서 수 건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리들이 수개월간 이러한 사실을 숨겼다고 홍콩의 저명 바이러스 학자가 9일 폭로했다. 홍콩 대학의 관이씨는 이날자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중국 관리들)이 전국 방방곡곡에 (AI)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만큼 용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관씨는 지금까지 10만건에 가까운 중국 AI 바이러스 샘플을 분석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일부 지방은 바이러스가 있는데도 아직까지 발병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연구를 막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나 나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중국이 지난 11월17일 윈난(雲南)성의 AI 발생을 확인하기 수개월 전에도 이 지방에서 AI가 돌았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중국에서 AI 바이러스는 통제 불능의 상태가 틀림없다면서, 광둥(廣東)성에서 시작돼 이제는 전국에 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30여건의 AI 발생과 5건의 인간 AI 감염 사례를 발표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중심부의 심페로폴시(市) 인근 9개 마을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보건당국 관리들이 9일 말했다. 이로써 크림반도 내 AI 발생 지역은 모두 17개 마을로 늘어났다. 지금까지 반도 북동부에서만 발견됐던 AI는 반도 중앙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밖에 루마니아 다뉴브 삼각지에서 110km 떨어진 스카라테스티 지역에서 지난달 발견된 칠면조도 치명적인 H5N1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실험을 실시한 영국 관리가 말했다. (오타와 로이터=연합뉴스)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