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한 언론인이 이달 초 출간한 브라이언 멀로니 전 연방총리의 솔직한 발언을 담은 책이 한달 가까이 정가에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의 저명 언론인 피터 C. 뉴먼이 쓴 「멀로니 비밀 테이프」(The Secret Mulroney Tapes)라는 책은 멀로니가 1984년 총리가 된후 10여년간 주변인물들에 대한 직설적인 평가를 그대로 담고 있어 출간 즉시 큰 관심을 끌었다.

직전 총리였던 피에르 트뤼도에 대해서는 "나라를 망친 망할 놈의 비겁자"라고 했다거나 현 상원의원인 펫 카니에 대해서는 "만약 그녀가 책을 쓴다면 5천권만 팔려도 대단한 성공일 것"이라고 말했다는 식이다.

정치권 인사들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토론토 스타의 언론인 린다 맥퀴그에 대해서는 "돈으로 움직이는 타락한 인물"이라고 했다고 기술했다.

책이 나온 뒤 멀로니는 대변인을 통해 "친구라고 생각했던 피터 뉴먼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책에 인용된 욕설과 비난은 뉴먼과 나눈 전화통화에서 했던 것들로 때로는 취중에, 친구에게 불평하듯 이야기한 것으로 녹음되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물론 뉴먼의 주장은 다르다.

정식 인터뷰에서 나온 말들이고 재임중에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출간배경은 이렇다.

뉴먼은 멀로니가 총리가 되자 그와 특별한 계약을 맺었다.

집권기간 동안 무제한의 단독 인터뷰를 허용하되 재임중에는 출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뉴먼은 멀로니가 퇴임한 1993년까지 98회의 단독인터뷰를 했다.

최근 멀로니가 자서전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미국에서 서둘러 인쇄해 서점에 배포했다.

이런 소동에도 불구하고 책에 대한 평가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일간 글로브 앤 메일의 한 칼럼니스트는 "40년 전 뉴먼은 탁월한 정치분석서를 여러권 집필한 권위있는 언론인이었는데 이제와서 이런 책을 쓴 이유를 모르겠다.

재임시 멀로니의 정책은 오늘날에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며 멀로니에 대한 재평가를 주장했다.

캐나다 통신은 이 책이 "한시대를 대표하는 정치가와 정치적 격동기에 대한 경망스런 스케치"라고 평가하고 "과장과 아첨과 혹평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치중독자들'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화젯거리라고 통신은 전했다.

(토론토=연합뉴스) 박상철 통신원 pk3@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