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과 정신의학적 치료를 둘러싼 톰 크루즈와 브룩 쉴즈의 설전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이번 설전에는 양쪽 모두에 지지자들이 가세,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고 있다. 크루즈와 쉴즈는 이미 지난달초 한차례 설전을 치른 사이. 크루즈가 '할리우드 액세스'와의 TV인터뷰에서 2003년 딸을 낳은 후 심하게 앓은 산후우울증을 항우울제 복용으로 극복했다고 밝힌 쉴즈를 공개적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당시 쉴즈는 "크루즈는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일에나 전념하라"며 산후우울증은 운동과 비타민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크루즈의 처방을 일축했었다. 그러나 정신의학치료를 둘러싼 이들의 대립은 크루즈가 지난달 24일 또다른 TV 토크쇼에 출연, 정신의학을 '사이비 과학'이라고 폄하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크루즈는 NBC-TV의 토크쇼프로인 '투데이'에 출연, 호스트인 매트 라워에게 쉴즈를 위험한 사례로 꼽으면서 산후 우울증환자들에게 처방되는 "위험한 약물"들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은 것. 크루즈는 "약물을 통해 바로잡아야할 화학적 불균형이란 것은 없으며 우울증은 운동과 비타민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흥분, 쉴즈와 매트를 한데 묶어 "당신들은 정신의학의 역사를 모르지만 나는 잘 안다"면서 정신의학의 처방을 비난했다. 방송이 나가자 즉각 미국정신의학협회가 톰 크루즈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브룩 쉴즈도 방송 일주일만인 지난 1일 뉴욕타임스지 오피니언란에 직접 칼럼을 게재, 크루즈의 토크쇼 내용을 "말도 안되는 폭언"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쉴즈는 "문제가 여기까지 오지 않기를 바랬다"고 글을 연 뒤 "내가 약을 복용한 것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비타민과 운동으로 대신했어야 한다는 것은 산후 우울증과 출산에 대한 완전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살충동 등 자신이 겪었던 산후우울증의 고통을 차분히 써내려간 쉴즈는 "내가 추측건대 크루즈씨는 아마 한번도 산후 우울증을 겪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꼰 뒤, "난 정신의학의 역사는 모르지만 산후우울증은 나의 개인적이자 현실적인 역사"라고 반박했다. 쉴즈는 크루즈의 주장은 "이세상 모든 어머니들에게 해가 되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뉴저지주의 한 상원의원이 이같은 부룩 쉴즈의 입장을 지지해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아내 메리 조가 산후우울증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상원의원 리처드 코디. 그는 "크루즈는 내가 연기에 대해 모르는 것 만큼이나 산후우울증에 대해 무지하다"면서 "그는 연기에만 전념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함부로 이야기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크루즈에게도 지지자는 있다. 바로 할리우드의 또다른 사이언톨로지 신봉자인 존 트라볼타의 아내이자 배우인 켈리 프레스턴. 그녀는 AP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쉴즈에게도 무책임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사람들에게 약물을 권장하려면 잠재적인 부작용과 위험에 대해서도 알려줄 의무가 있다"는 것. 프레스턴의 책임 논란은 미국정신의학협회가 크루즈의 발언을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톰 크루즈의 잇단 공개적인 사이언톨로지 지지 발언으로 인한 정신의학과의 대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 남 통신원 enam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