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는 집세와 생활비를 절반씩 부담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어려운 시댁 식구를 상대할 필요도 없고 자유로워 결혼하는 것보다 좋다!" 대만 일간 연합보가 30~45세의 남녀 1천42명을 대상으로 결혼 및 동거관 등을 조사한 결과 '연애만 하고 결혼은 않겠다'는 응답자가 53%, '동거만 하고 결혼은 않겠다'는 응답자가 43%에 달했으나 `미혼 출산'에 대해서는 74%가 거부반응을 보였다고 21일 보도했다. '연애만 하고 결혼은 않겠다'에 동의한 응답자는 남자 43%에 여자는 이보다 훨씬 높은 61%였고, '동거만 하고 결혼은 않겠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남자 42%, 여자 43%였다. 대만 난화대 사회학연구소 양징리 부교수는 "인구조사 자료를 토대로 할 때 결혼하지 않은 동거 남녀는 44만508명으로 추산된다"면서 "혼인 고연령화와 혼전 성행위, 미혼 남녀의 독립생활률이 높은 것으로 미뤄 볼 때 이 숫자는 낮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한 주부는 "예전에는 동거가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것이었으나 지금 은 이웃의 자녀들이 애인을 집에 데리고 와 동거하고 부모들도 아무렇지 않게 자녀의 동거 사실을 말한다"고 말했다. 대만 싱크탱크 사회인문부 랴오진구이 주임은 "여성은 마음의 동반자를 바라는 반면 남성은 봉사형 아내를 원하는 등 결혼에 대한 기대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결혼보다 동거를 선호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대만 구직 잡지인 치어즈(CHEERS)가 작년 7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독신 여성과 기혼 남성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5세의 미혼 여성인 페이는 "혼자 운전을 하며 가전과 컴퓨터 수리는 물론 재테크도 하고 호신용 무기로 나쁜 사람들도 충분히 혼내준다"면서 "남자가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미혼을 동경하는 40세 남성 쿤은 "같이 시장에 가서 시장 바구니나 들어 주면 됐지 왜 그렇게 바라는 게 많은가"며 여성들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 신문은 "결혼은 두 가족의 일이나 많은 연구가 뒷받침하듯이 가족의 개입은 혼인 만족도에 영향을 가져 온다"면서 "동거가 결혼보다 좋은 이유는 친척들로부터 오는 의무감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방송국 기자 차오는 "혼인의 족쇄가 없는 애정은 자기 자신에게 더 충실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서 "연애에서 결혼으로 가는 가장 큰 걸림돌은 '착한 며느리'를 바라는 역할 기대"라고 말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