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향후 성취를 위해 싸워야 할 과제로서 유럽 통합의 꿈을 포기했다고 선데이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최근 유럽 단일통화 미래에 대한 점증하는 의구심으로 유럽연합(EU)이 수렁에 빠지며 블레어가 이같이 결정했다고 블레어의 대표적 측근 각료의 말을 빌려 이같이 전했다. 블레어 자신도 최근 측근들에게 "아프리카를 위해서는 싸울 가치가 있다. (그러나) 유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방침은 3년 전 유로가 "우리의 목적지"라고 밝히고 "싸움에 동참하자"며 국민투표 실시를 선언했던 사실에 비춰 놀라운 방향 전환이다. 블레어 총리의 또 다른 측근도 블레어는 이제 더이상 영국을 유럽의 중심에 놓는 것을 자신의 핵심 유산으로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블레어는 이번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자신의 빈곤 퇴치 계획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블레어는 내달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주요8개국(G8) 정상회담에 앞서 선진국들이 제3세계 빈곤 퇴치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최근 EU 헌법을 잇따라 거부하는 등 EU 장래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부시-블레어 정상회담에서 유럽 문제가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