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기소된 아랍계 미국인 아메드 오마르 아부 알리(23) 재판은그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의 고문 여부, 사우디 당국의 수사 결과를 미국 법정에서 인정할 것인지 여부 등을 놓고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아부 알리의 변호인은 그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는 반면 그를 기소한 연방 검사는 그가 미국을 배신하고 알카에다에 가담한 중범자라며 단죄를 벼르고 있어 치열한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 혐의및 체포 정황 미국 휴스턴 태생인 아부 알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부시 대통령 암살 모의및 미국내 알카에다 세포 창설 기도 등 6가지 죄목으로, 모두 인정되면 최대 80년 징역형까지 살수 있다. 워싱턴 근교 알렉산드리아의 사우디계 고교를 졸업할 당시 대표로 고별사를 읽기도 했던 그는 이슬람 신학 공부를 위해 사우디의 메디나 대학에 유학중이던 2003년 6월 체포돼 20개월간 수감됐다. 그는 체포 한달 전 리야드의 서방인 거주지 3곳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23명이살해된 사건과 관련, 다른 용의자 18~19명과 함께 불잡혔다. 아부 알리는 또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에서 해외 지하드 요원을 훈련시킨 혐의로기소된 그룹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미국 수사관들은 파악하고 있다. 미국무부는 그의 부모가 지난해 여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말썽이 일자 수주전 사우디 당국에 현지에서 기소하거나,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할것을 요청했었다. ◇ 고문 논란 아부 알리측 변호인은 그의 등에 채찍 고문으로 생긴 상처가 있다며 고문에 의해 불법 취득된 증거는 무효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의 부모는 미국 정부가 그가 뻔히 사우디에서 고문당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도 사우디 당국에 억류되도록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아부 알리의 변호사는 22일 첫 공판에서 등에 난 상처를 보이려 했으나, 판사는추후 증거물로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 재판 전망 아부 알리에 대한 사우디 당국의 수사에 미국 수사관들은 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재판 과정에서 연방 검사가 그를 신문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이 경우 재판부는 사우디 수사당국이 받아낸 아부 알리의 진술들을 용인할 지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재판은 미국 검찰이 외국 정부가 수집한 정보에 의존해 재판을 끌고 가는 첫케이스이기도 하다. 반면, 아부 알리측으로서도 사우디 수사관들로 부터 고문을 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생각 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어서, 검찰이나변호인 양쪽 모두 유ㆍ무죄 입증을 위해 결사적인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부 알리는 24일 열리는 2차 공판을 위해 억류중인 상태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