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인 한류(韓流)를 타고 대륙 속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24일 한국 산업디자인전 '디자인코리아 2004'가 개막됐다. 나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해외에서 열리는 첫번째 한국 산업디자인전. 주최측인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김철호 원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디자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이노디자인 등 디자인전문회사 28개사,에넥스 행남자기 등 디자인 우수 중소기업 11개사의 제품들과 삼성전자의 휴대폰 애니콜 등 올해 굿디자인(GD)으로 선정된 제품 50여점이 출품됐다. 행사장인 중화세기단에는 영하의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한국 디자인 제품을 보기 위해 개막식이 열리기 30여분 전부터 기업인 학생 주부 등이 몰려들었다. 관람객들은 디지털카메라로 제품 사진을 찍고 자료를 챙기느라 바쁜 모습.산업디자인 전문업체 레몬옐로우 부스에서 유아용 영어학습기의 깜찍한 모습에 반해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 베이징지리대학의 왕징(20)은 "한국 디자인이 선진적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와서 보니 생각보다 더 멋있다"고 감탄했다. 레몬옐로우 관계자는 "휴대폰 업체 관계자들도 찾아와 디자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를 중국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MP3플레이어와 휴대폰 등을 전시한 이노디자인의 오문영 기획팀장은 "얼마전 베이징사무소를 열었는데 이번 행사가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디자인전문업체뿐 아니라 에넥스 행남자기 등 디자인 우수기업 부스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급성장하는 중국의 보석시장을 겨냥해 참가한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의 김정숙 부산지부장은 "관람객들이 큰 보석류 디자인에 특히 관심을 갖는 게 이채롭다"고 말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인도 베트남 등 신성장시장을 대상으로 '한국 디자인' 알리기에 더욱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흘간의 행사 기간에는 전시회뿐 아니라 포럼과 패션쇼 디자인체험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펼쳐지고 있다. '아시아 디자인의 미래와 비전'을 주제로 열린 한·중디자인포럼에서 조동성 서울대 교수(경영학과)는 "아시아 디자인산업의 성장은 이 지역 발전의 새로운 기회를 던져주고 있다"며 "국가도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 육성 등 지속적인 투자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류 스타인 베이비복스가 공연을 펼치기도 해 관람객들의 흥을 돋웠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