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한.중.일 동북아 3국 가운데 한국만이 신문물에 휩쓸리지 않고 전통적 `효'사상의 명맥을 유지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 효 문화본부(총재 홍일식 전 고대총장)는 16일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에서`한.중.일 국제 청소년 효 문화 포럼'을 개최했다. 중국의 범노신(范魯新) 단국대 교수는 "신해혁명 특히 5.4운동 이후 중국정부는전통적 도덕규범인 `효' 사상을 권장하지 않고 오히려 파괴에 앞장섰다"며 "공산당정권에서는 가족이 공산당 동지만 못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친척과 유대를 경시했다"고 지적했다. 마치다 고유키(町田小雪) 숙명여대 교수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친족간 결합이약하고 혈연을 귀찮은 것으로 간주한다"며 "특히 20세기초 군국주의의 영향으로 충을 효보다 중시했고 2차대전 뒤 효 사상은 더욱 후퇴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이순향 교수는 "우리 나라도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제도로 전환되고 효 의식이 약화되고는 있으나 아직은 동북아 3국 중에서는 그나마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동북아 3국 중 한국에서 효 사상이 가장 강한데 대해 "한국과 중국은 그나마 친족 간 결합이 강했고 특히 한국은 전통적 가치가 서구의 신문물과 병존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중국도 점차 노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다시 효 사상을 존중하기 시작했고 일본 또한 초등학생의 엽기적 범죄사건 등 학교붕괴 현상이 일어나자 다시 가정교육의 중요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은 한.중.일 각국 교수와 효 문제 전문가 등 1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3국의 대학생들이 직접 `신세대가 본 한.중.일 효 사상'을 주제로 자신들이 느끼는 `효'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cim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