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을 가리켜 "사기와 반역" "죽여 마땅" 등등의 극언을 퍼부어 파문을 일으켰다. 4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롄 주석은 전날 국민당 회의에서 "천 총통이 뭐가 대단한가. 민주 정치를 시행하는 대만에는 앞으로 여러 총통이 탄생할 것"이라면서 "사기와 반역 행동을 한 사람은 모든 사람이 죽여 마땅하다"고 말했다. 롄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4일 대만 고등법원이 천 총통을 상대로 야당이 제기한 당선무효 소송 판결이 내려지는 것을 앞두고 한 말이다. 이에 천 총통은 "판결도 안 나왔는데 '사기 총통이라느니', '죽여 마땅하다느니'라고 말하는 것이 민주 사회냐"며 발끈했다. 또 천치마이(陳其邁) 행정원 대변인은 "롄 주석의 발언은 국가 원수의 살해를 선동한 것으로 교사 살인죄에 해당된다"면서 "이는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사법의 존엄성을 짓밟는 것으로 폭력 조직과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국민당 소속의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은 "롄 주석이 흔히 '패륜아는 징벌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난신적자 인인득이주지(亂臣賊子,人人得而誅之)'라는 성어를 인용한 것 뿐"이라면서 "무슨 행동을 하려 했으면 벌써 하지 않았겠느냐"며 롄 주석을 두둔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