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개표가 속속 마무리 되면서 일부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사가 출구조사 등을 근거로 섣불리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점쳤다가 망신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성급하게 당선자를 예측보도했다가 대형 오보를 냈던 주요 방송사들은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어, 오하이오 등 접전지역에 대해서는 출구조사 결과 조차 보도하지 않는 등 신중함을 견지했다. 특히 개표 초반 존 케리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던 여론조사 기관 `조그비 인터내셔널'과 인터넷 신문인 `드러지리포트' 등은 만회하기 힘들 정도로 신뢰도에 상처를입게 됐다. 조그비의 경우 선거 종료후 웹사이트(www.zogby.com)에 올린 선거 판세 전망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유권자 득표수에서는 뒤지지만 선거인단 수에서는 311대213의 압도적 차이로 부시 대통령을 제치고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조그비는 접전 지역인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3개 주에서케리가 승리를 이끌어 내면서 압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는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조지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를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하이오주의 경우도 부시 대통령의 우세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아직 확정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잠정 집계 결과 플로리다(선거인단수 27명)의경우 52%대 47%, 펜실베이니아(21명)와 오하이오(20명)의 경우 각각 51%대 49%로 부시 대통령이 68명의 선거인단을 독식하게 된 것이다. 드러지리포트의 경우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 오하이오주의 경우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일하게 나왔지만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케리가 각각 2% 포인트,2-4% 포인트 차로 부시 대통령을 따돌렸다고 보도했지만 결국 오보로 판명되고 말았다. 반면 ABC, CBS, NBC, CNN, 폭스뉴스 AP통신 등 방송사들이 중심이 된 6개 컨소시엄은 지난 대선 당시 오보를 내게 했던 `투표자뉴스서비스(VNS)'를 해체하고 `전국선거합동보도단(NEP)'을 구성하는 등 신뢰도 제고를 위해 부심했다. 특히 이들 방송은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주 등 접전지역의 경우에는NEP의 조사 결과 자체조차 보도하지 않는 등 극도의 신중함을 견지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을 포함한 주요 접전 지역의 경우 승자 예측이 당초 예상보다 상당 시간 늦어졌다. 부시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승리를 가장 먼저 전한 CBS와 ABC의 보도 시간은 투표 마감후 3시간 55분이 지나서였다. 당시 개표율은 97%. 미국 방송사들의 신중행보를 잘 나타내주고 있는 사례다. 개표 막판까지 판세를 가름하기 힘들었던 오하이오주의 경우는 방송사간에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방송사 가운데 폭스뉴스가 현지 시간 3일 새벽 0시 41분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선언했고, NBC도 20분 뒤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오전 4시까지 ABC, CBS, CNN, AP통신 등은 오하이오주의 승자 미결정 지역으로 보도했다. CNN은 오하이오주의 경우 "승자를 결정하기에 너무나 표차가 적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