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2일 0시(한국시간 오후2시) 뉴 햄프셔주의 두 산골 마을 딕스빌 노치와 하트를 시작으로 전국 투표에 들어갔다. 이번 미국 대선은 냉전종식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국제질서를 주도해나가는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 테러리즘 증대, 중국의 급부상, 유럽연합(EU)의등장 등 새로운 국제 안보ㆍ경제 환경의 대두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고, 그에 따라새로운 국제질서가 어떻게 형성되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다. 투표는 주(州)별로 대체로 이날 오전 5시45분~10시부터 오후 6~9시(현지 시간)까지 실시되며, 투표가 완료되는 대로 주별 출구조사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접전주가몰려 있는 중부 지역 투표가 마감되는 오후 9시(한국시간 3일 오전 11시)께는 당락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간 전국 득표율 차가 1%미만일정도로 박빙의 승부여서 부재자 투표와 잠정 투표가 당락을 결정하게 될 경우 이들의 개표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주말까지 당선자 확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 게다가 두 후보의 접전 양상이 4년전 대선과 흡사하기 때문에, 소송사태 등으로당시의 플로리다 재검표 같은 사태가 재연돼 당선자 미정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4년전 대선 분쟁 후유증으로 미국 유권자들이 양분된 상황에서 일자리 등 경제문제와 이라크전과 테러와의 전쟁 등 국가안보 문제에 대한 미국민들의높은 관심과, 조기투표제 확산, 공화ㆍ민주 양당의 유례없는 투표동원 전략 때문에투표율이 60% 안팎까지 급등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유권자연구위원회는 4년전에 비해 1천만명 정도 늘어난 1억4천300만명 이상이 유권자로 등록, 이 가운데 1억1천800만명-1억2천100만명이 실제 투표할것으로 전망했다.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케리 후보는 1일 밤 늦게까지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아이오와,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격전지에서 유세를 벌이며, 3% 안팎의 부동표를 집중 공략했다. 이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워싱턴 포스트(49% 대 48%), 조그비(48% 대 47%), 뉴욕타임스/CBS (49% 대 46%), ABC (49% 대 48%), NBC/월스트리트 저널 (48% 대 47%), 퓨 (48% 대 45%), 라무센 (48% 대 47%) 등은 부시 대통령의 1~3% 포인트 우세로 나타났고, 폭스 뉴스는 48% 대 46%, 메리스트대는 49% 대 48%로 케리 후보가 1~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보는 등 두 후보는 여전히 승패를 점칠 수 없는 백중세를 보였다. 선거인단 확보면에선 뉴욕 타임스는 케리 후보가 처음으로 242 대 227로 역전한것으로 분석했으며, 워싱턴 포스트도 31일에 이어 케리 후보가 232 대 227로 앞서는것으로 판단했다. 두 후보의 승패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등 5-6개주 승부가 가름할 것으로 선거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은 이날 대통령 외에 상원의원 100명중 34명, 하원 435명 전원, 주지사 11명 등 다른 각급 선거도 일제히 실시한다. 그러나 상.하원 선거의 경우 현역 재선율이 그동안 90-95%에 이르는 상황인 데다 이번 투표 직전 판세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지 않아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든 공화당의 상.하 양원 다수당 지위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4개주 대선 후보 명단에 오른 개혁당 랄프 네이더 후보는 1.2% 정도의 지지율이어서 4년전 대선 때의 2.74%에 비해선 반감했지만, 1% 포인트 이내로 승부가갈리는 주에선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6일 사설에서 이번 대선이 4년전의 소송사태를 재연할 것을 우려하면서 "주여 이번 선거 격차가 크게 나게 하소서"라는 가상 기도문을 한 웹 사이트에서 인용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