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총선 이후 줄곧 추락, 전후(戰後)최저치까지 기록했던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50%의 압도적 지지율까지 기록하며 수직상승세를 보였던 제1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 지지율은 연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민당과 녹색당은 중도좌파연합이 내후년 총선에서도 이길 가능성이보인다며 고무돼 있으나 8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 것을 자신했던 보수야당 측은 지난번 총선 때 처럼 다잡은 고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며 고심하고 있다. 22일 공영 ARD방송은 10월 정치 여론 조사 결과 단순한 정당 지지율에서 기민련이 38%로 9월에 비해 5% 떨어진 반면 사민당은 5% 늘어난 31%였다고 발표했다. 녹색 당 지지율은 12%, 자유민주당은 8%, 옛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주사회당이 5%였다. 이번 일요일 당장 총선을 실시할 경우 표를 던질 정당을 묻는 이른바 `일요일선택' 설문에서는 기민련이 41%로 사민당(29%)을 여전히 크게 앞섰다. 또 녹색당은12%, 자민당은 7%, 민사당은 6%였다. 그러나 지난 달에 비해 기민련을 찍을 것이라는 응답은 3% 하락한 반면 사민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사람은 그만큼 증가했다. 문제는 지난 여름 부터 반전된 양측의상승-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양 당의 지지율은 2002년 9월 총선 당시 38.5%로 같았으나 그해 12월 `일요일선택' 지지율에서 기민련이 48%로 수직상승한 반면 사민당은 28%로 추락했다. 특히 올해 3월엔 50대 24 까지로 벌어졌다가 이후 추세가 뒤바뀌어 이번에 41대29까지로 좁혀졌다. 또 지난 20일 시사주간지 슈테른과 민영 RTL 방송의 주간 여론조사에서도 사민당 지지율은 지난 주에 비해 2% 늘어난 33%로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기민련 지지율은 38%로 1% 줄었다. 기타 정당의 경우 녹색당은 11%, 자민당 8%, 민사당 5%였다. 또 총리를 직선으로 뽑을 경우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ARD 방송 설문 조사와관련해 안겔라 메르헬 기민련 당수 지지율이 8월 까지는 39%로 게르하르트 슈뢰더총리를 3% 앞섰으나 10월엔 49대 32로 슈뢰더가 큰 차이로 역전했다. 한때 기민련 단독으로도 집권이 가능했으나 연정 상대인 자민당 표까지 합해도46%에 불과하게 된 것이다. 물론 사민당과 녹색당의 지지율 합계도 44%에 불과하며손잡을 가능성은 낮지만 민사당 표까지 합쳐도 49%로 과반에 1% 부족하다. 이에 대해 정치 전문가들은 야당이 장기 경기침체와 적녹연정의 복지삭감 정책에 대한 유권자 반발심리에만 기댄 채 뚜렷한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대안정당으로서 믿을만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 것을 주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슈뢰더 정권의 개혁에 반감을 가졌던 유권자들 가운데 일부가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시작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여.야 거대 정당 지지율은 하락하는 반면 녹색당과 자민당,민사당 등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높어졌다는 점에서 2006년 총선에서 사민당이 승리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적녹연정의 재집권 여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제가좋아지고 실업률이 낮아지느냐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 보다 낮아지고 실업률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일부 연구소와 정부 측은 내년 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