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담요에 싸인 숨진 어린 아들을 옮기던 아버지는 병원 복도에서 생사를 알 수 없는 다른 아들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이 아버지는 피냄새가 진동하는 응급병동에서 "이 아이는 내 아들 아메드입니다. 내 아들 아메드라구요"라고 울부짖으면서 "아킬은 어디있니, 아킬"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의 친척 한명도 숨진 아들을 피에 얼룩진 담요에 싸서 그의 옆을지나갔다. 병원에는 이들 외에도 절망적인 표정으로 어린 아들과 딸들의 주검을 찾아 헤매는 부모들로 붐볐다. 지난달 30일 오후 바그다드 인근 한 빈민가에서 차량폭탄공격 등 저항세력의 3차례 폭탄공격으로 어린이가 대부분인 42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당시 어린이들은 어른들과 함께 쓰레기와 하수로 가득찬 알-아멜 인근에 모여 미군이 건립한 새 배수펌프장 준공식 행사 개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펌프장 건립은 미군의 이라크 빈민가 지원 계획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새 시설 준공을 축하하려던 장소는 차량폭탄 폭발 등 3차례 폭탄공격으로 유혈참극 현장으로 변했다. 차량폭탄 등이 잇따라 폭발하면서 버섯모양의 검은연기가 하늘로 치솟은 가운데쓰러진 어린이들이 곳곳에 널렸고, 유혈이 낭자한 미군 병사들이 험비차량에 실려 후송됐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특히 어린이 희생자가 많아진 것은 이들이 미군의 사탕선물을 받으려고 현장 주변에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압델 라흐만 다우드란(12) 소년은 "미군들이 우리에게 사탕을 먹고싶냐고 물어보면서 오라고 해서 미군쪽으로 가는 순간 차량이 폭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제임스 휴턴 미군 중령은 "배수펌프장 준공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무고한 이라크 주민들을 공격한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