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 증시는 국제유가에 따라 춤을 췄다. 투자자들은 원유 선물이 거래되는 뉴욕 상품거래소를 먼저 쳐다봤다. 주 중반인 지난 27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주가는 치솟았다.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도 시장에 힘을 줬다. 성장률은 당초 추정치 4.2%보다 0.2%포인트 높은 4.4%로 수정돼 시장 여건을 좋게 만드는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28일로 들어서면서 맥이 빠졌다. 투자자들은 한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 연휴(29~31일)를 맞아 일찌감치 시장을 빠져나갔다. 투자자들이 없는 시장이 힘을 받을 리 없다. 28일 다우지수는 16.75포인트 떨어진 10,188.4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2.24포인트 오른 1,986.74로 마감됐다. 경제지표도 휴일에 마음을 빼앗긴 투자자들을 붙잡지 못했다. 4월 개인 소득이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 힘입어 0.6% 늘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주가를 움직이지는 못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 심리 지수가 전월의 94.2보다 훨씬 낮은 90.2로 떨어졌지만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한 주 전체로 보면 주 중반의 강세덕에 다우는 2.2%,나스닥은 3.9% 올랐다. 5월 한 달 기준으론 다우가 0.4% 내려 3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나스닥은 3.5% 올라 2개월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이번주에도 주가의 향방은 유가가 쥐게 될 것 같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6월3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회의를 갖고 증산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쿼터의 10%인 2백30만배럴 정도의 증산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쿼터는 하루 2천3백50만배럴이다. 회원국들은 실제 2천5백8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사우디는 쿼터 상향 여부와 관계없이 하루 70만배럴을 더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소극적인 국가도 적지 않다. OPEC 회원국 중 생산량이 2번째로 많은 이란은 '신중하고 제한적이며 임시적으로' 증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가 못지 않게 고용 지표에도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4일 발표되는 5월 비농업부문의 신규 고용과 실업률은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 같다. 지난 4월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28만8천개의 일자리가 비농업부문에서 생겼다. 전문가들은 5월에는 이에는 못미치지만 21만6천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앞서 6월3일 4월 공장 신규 수주와 1분기 노동생산성 지표가 나온다. 노동생산성은 비교적 높은 수준인 3.6%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5월 공급관리자 지수도 발표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