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아자리야 자치공화국이 2일 본토와 연결되는 다리들을 폭파해 내전 위험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루지야의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아자리야 지도부가 10일 내로 항복하지않으면 지도부를 축출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보내고, 군사 행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올해 36세인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이날 다리 폭발 사건 후 긴급히 기자회견을열어 이같이 밝히고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다시 한번, 그리고 이번엔 마지막으로 (아자리야 자치공의) 아슬란아바쉬제 지도자가 그루지야 헌법을 따르고, 법과 인권 위반을 중단하고 군축 절차를 시작하도록 10일간의 여유를 주겠다"고 밝혔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만약 10일 내로 반응이 없다면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권리를 사용할 것이며, (아자리야 자치공의) 지역 행정 조직들을 해체하는 문제들을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사 행동의 가능성도 시사하며 다리를 폭파했다고 그루지야 군 부대들을자치공에서 격리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우리는 석기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우리의 부대들은 훈련을 받아왔으며 만약 필요하다면 해상으로부터 아자리야 자치공으로 진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루지야 중앙 정부와 아자리야 자치공 간의 갈등이 깊어지자 서방에 기울어지고 있는 그루지야를 견제하기 위해 아자리야 자치공을 은근히 지지해온 러시아가 개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앞서 아자리야 자치공(共)측은 이날 본토와 연결되는 촐로키 강의 교량 3개를 모두 폭파해 끊었으며, 승용차와 트럭 등 모든 차량의 통행을 전면 금지했다고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주요 TV 방송들은 거의 완전히 무너져 내린 다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양측 갈등이 전쟁 위기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자리야 자치공의 아바쉬제 지도자는 이타르-타스 통신과 회견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교량을 없앴다"고 밝혀 중앙 정부군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시사했다. 아바쉬제는 "일부 중앙 정부 부대가 최근 국경에서 1㎞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자리야를 무력 공격하기 위한 준비"라고 주장했다. 1991년 그루지야가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사실상 독립 상태를 유지해온 아자리야 자치공은 사카쉬빌리 대통령 취임 후에도 독립 노선을 굽히지 않아 마찰을빚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전(前) 대통령의 중도퇴진 후 양측 관계는 더 악화돼 왔다. 아자리야 자치공은 최근 그루지야 중앙 정부의 압력이 거세지자 옛 종주국인 러시아의 힘을 빌어 위기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 (트빌리시 AFP=연합뉴스)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