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출범한 스페인 신정권이 예상보다 빠른 시일내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할 방침을 표명하고 이탈리아에서도 철군 지지여론이 비등함에 따라 '이라크 철군도미노'가 확산될 전망이다.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신임 스페인총리는 18일 취임성명에서 "가능한한 빠른 시일 안에 이라크 주둔병력이 고국에 돌아오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파테로 총리는 "최근 정보로 볼 때 유엔이 스페인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고 짧은 시간 안에 군대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사파테로 총리는 이라크 주권이양 시한인 오는 6월30일까지 유엔이 이라크에서 정치,군사적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자국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스페인은 현재 이라크내에 6번째로 많은 1천3백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스페인 외무장관이 "15일 이내"에 이라크 병력을 철수할 계획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곧 "15일 이내" 부분을 취소했다. 한편 최근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인질로 잡힌 자국민 한명이 살해당한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68%가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고 응답, 정부에 대한 철군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신정권의 이라크 병력 조기철수 방침은 미국 정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공화당)은 "스페인의 결정이 다른 파병국에 철군압력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파병국과의 결속을 다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도 "스페인이 이라크내 병력주둔을 꺼린다면 대신 아프가니스탄으로 파견지역을 바꿔, 대테러전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