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는 예전에 신병을 비관한 노인들이 주로 자살을 했지만 요즘에는 10대 여성들 사이에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고 스트레이츠 타임스지 일요판 선데이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정신과 의사 치아 분 혹(68) 박사의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싱가포르 젊은 여성층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를 다투는 수준이라고 선데이 타임스는 말했다. 싱가포르 10∼19세 여성의 연간 자살률은 1991년 10만명당 3.2명이었으나 10년후에는 10만명당 5.2명으로 40% 가량 증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반면 같은 연령층 남성의 연간 자살률은 10만명당 4명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노년층의 자살률은 1960년대 10만명당 100명꼴이던 것이 요즘에는 10만명당 30명선으로 크게 떨어졌다. 또 1995년에는 싱가포르 학생중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의 2.8배였으나 2002년에는 0.7배로 크게 낮아졌다. 젊은 여성의 자살률 급증은 주로 애정 문제,가족간의 알력,사별(死別),학교 스트레스,직장 및 돈 문제,정신 질환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아 박사는 대다수 국가의 경우 남성의 자살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반면 여성은더 자주 자살을 기도하면서도 성공률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싱가포르에서는남성과 여성의 자살 성공률이 똑같은데 이는 대부분 고층빌딩에서 투신하는 쉽고 치명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0∼2002년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자살 사건의 70%가 투신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편 싱가포르의 젊은 여성 자살 사례 가운데 인도네시아 출신 가정부들의자살률이 높다는 점이 특기할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3년간 최소한 30명의 인도네시아인 가정부가 주인집의 학대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긴 채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치아 박사는 싱가포르의 자살 현황에 관한 연구로 1980년 사회의학 박사학위를취득하기도 했다. (방콕=연합뉴스) 조성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