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당 연합의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을 지지하는 시민 50만여명은 27일 총통부 앞 광장에 모여 즉각적인 재검표와 천수이볜(陳水扁)총통 피격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타이베이 시내 카이다거란(凱達格蘭)로에 위치한 총통부에서 약 2㎞ 거리인 타이베이역까지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빗속에 노란 우비 차림을 하고 손에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를 흔들며 '부정선거', '진상조사','아볜(천 총통의 애칭) 하야'를 외쳤다. 롄 주석은 '민주는 죽었다'라고 쓰인 단상에 검은 옷차림으로 나타나 천 총통에'즉각, 공개적인 전면 재검표'와 '총통 저격 사건의 진상 규명'을 거듭 요구하고 저격사건 직후 국가경계체제의 발동 근거 및 경위를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공평선거, 정의사회가 민주사회의 진정한 가치"라며 "이번 총통 선거는 대만 민주발전 과정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커다란 의문부호만 남겼다"고 말했다. 롄 주석은 또 "우리는 개인의 권좌나 정당의 성패를 위해 거리로 나온게 아니다"고 말하고 "우리는 진정한 민주, 공평 선거를 원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천 총통이 이 집회에서 모든 의문점을 설명해야 한다면서"천 총통이 오늘 안 나온다면 오는 4월 대형 집회를 가질 것이며 그럼에도 아무 설명이 없다면 5월취임식에 집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날 일부 군중들은 롄 주석을 향해 "총통 안녕하세요!"를 외치기도 했다. 롄 주석의 러닝메이트인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은 집권 민진당이 총통부앞에 모인 지지자를 '폭도'로 규정한데 대해 "방송 카메라들은 롄-쑹을 그만 찍고우리 민중들을 찍어달라, 이게 어디 폭도의 얼굴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중앙선거위원회에서 재검표를 다시 한다면 천 총통이 직접 검표하는 것과다를게 없다"며 "법원 또는 검찰이 공정한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저격사건의 진상이 규명돼 재선거를 하게 된다면 부총통 후보에서물러나 롄 주석의 총통 선거에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집회에는 타이중(臺中)에서만 152대의 전세버스가 동원되는 등 각지에서 수많은 버스가 상경했으며 별다른 사고 없이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총통부 앞에 모여 158시간 째 시위중인 롄 후보 지지자들은 교통 혼잡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자 1㎞ 정도 떨어진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으로 장소를 옮겨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경찰은 흉기를 소지한 채 국민당 당사에 숨어 있던 남자 2명을 체포,롄-쑹 두 후보를 노린 것인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