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제조업 담당 상무부차관보 임명 계획이 민주당측의 지명자 결격사유 폭로로 연기됐다고 워싱턴포스트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정부 관리들은 정치적 위험 때문에 이번 지명이 취소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문제가 민주당 대통령후보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측에 새로운 공격의 빌미를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10일 오후 늦게 제조업 및 서비스 담당 상무부 차관보가 11일 오전 임명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업계에는 네브래스카의 곡물 저장고(사일로) 제조업체 베렌매뉴팩처링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앤서니 레이먼도가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명자 발표를 수시간 앞두고 케리 선거진영은 베렌사가 2002년 미국 노동자 75명을 해고했고 4개월 후 베이징 북서쪽에 300만 달러가 투입되는 공장건설계획을 발표했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레이먼도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오마하지부 의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6월 부시 재선운동에 기부한도액인 2천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 측근들은 베렌사가 1936년 설립됐으며 미국내 4개 공장(1천명)과 중국에 15만평방피트짜리 공장(180명)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관리는 "베렌사는 1984년부터 중국에 수출을 했고 공장건설 장비 절반이 미국산"이라며 "미국에 되팔기 위해 중국에서 제품을 싸게 생산하려는 경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레이먼도의 이 경력은 부시 대통령 하에서 미국이 220만개의 일자리를 잃은 이유가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공격했다. 결국 정부는 상무부차관보 임명 기자회견 일정을 발표한 지 75분만에 일정 문제로 기자회견이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제조업 담당 상무부차관보 임명계획을 노동절에 발표했으나 임명이 수개월 간 미뤄지자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이 일자리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해왔다. 부시 대통령의 한 측근은 그러나 "임명에 대한 혼선은 케리 의원이나 그의 근거없는 비난과는 무관하며 그보다는 의회 통지 문제 등과 관련이 있다"며 "임명이 그대로 추진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