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2일 캘리포니아를 포함,10개주에서 동시에 실시된 '슈퍼화요일' 예비선거에서 버몬트주를 제외한 9개주를 휩쓸며 압승해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케리 의원은 이날까지 치러진 27개 민주당 예비선거 및 코커스 중 24개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최대 경쟁자였던 존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경선포기를 선언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케리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 케리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공화당 후보인 부시 대통령과의 대선경쟁이 본격화됐다. 케리 후보는 경선기간 중 부시 대통령의 주요 경제·사회정책을 적극 공격,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두 후보는 모든 분야에서 상당한 시각차를 노출하고 있다. ◆통상문제와 해외아웃소싱=친기업 성향인 부시행정부는 농업보조금과 철강관세 도입 등 일부 보호무역주의 정책에도 불구,전반적으로는 자유무역협상의 확대를 적극 추진해왔다. 반면 노동자 위주의 전통적 민주당 정책노선을 견지해온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보다 보호무역주의 시각이 강한 편이다. 케리 후보는 통상협상에서 고용과 환경보호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개도국이라고 예외를 인정할 수는 없으며 "미국과 교역상대국들이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케리 후보는 지난달 29일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서 "집권하면 모든 자유무역협정을 재검토하는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핵과 외교문제=케리 후보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미국 주도의 양자협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6자회담처럼 다자간 협상의 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부시행정부의 정책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 잘못된 대북정책으로 과거 클린턴 정부가 이뤘던 핵사찰과 검증장치를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비판하며 "집권하면 북핵뿐 아니라 경제 인권 재래식무기 배치 등 모든 한반도 문제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전후처리 문제와 관련,부시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참전국 위주의 전후 복구 계획을 추진 중인 반면 케리후보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케리 후보는 민주당 후보 경선기간 중 부시행정부의 독단적 일방주의가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초래했다며 '신동맹주의'에 입각한 다자간 협력의 틀을 강조해왔다. ◆미 국내 경제정책·기타=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세금감면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감세정책이 기업부문의 성장을 가져오고 이같은 경제성장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부유층과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정책"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는 연간소득 2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를 폐지하고 중산층을 위한 감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케리 후보는 또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기업들의 탈세를 철저히 조사하고 기업회계기준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혀 부시행정부보다는 규제 위주의 기업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동성연애자 결혼허용 여부와 관련,케리 후보는 합법화엔 반대하지만 결혼에 준해 법적권리를 인정해주는 '시민결합'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동성결혼금지 헌법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