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경선이 존 케리 상원의원의 독주체제로 흘러감에 따라 경쟁 후보들이 대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후보 상호간 공격을 자제하는 대신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을 향한 공격에 힘을집중하고 있어 주목된다. 위스콘신주(州) 예비선거를 앞두고 15일 밀워키의 마켓대학에서 열린 민주당 후보 TV 토론에서 각 후보들은 이라크전 문제와 실업 문제 등을 이슈로 `부시 때리기'로 일관함으로써, 후보들 사이에 케리 의원이 거의 난공불락의 우위를 다졌다는 인식이 자리잡았음을 보여줬다. 이날 토론에서 케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서둘러 이라크전을 벌였다"며 부시공격으로 포문을 연 다음 "부시 대통령은 평화를 얻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미국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을 벌였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의 정직성이 현재의 대선유세에서 절대적인 이슈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오하이오 출신의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의원은 아예 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를주장했다. 쿠치니치 의원은 "부시가 거짓말로 미군을 이라크로 보냈으나, 우리가 이들을조국으로 데려와야만 한다"고 말했다.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최근까지만해도 케리 의원이 워싱턴의 특수 이해관계 집단과 유착돼 있다고 비난해왔으나 이날 토론에서는 이러한 비판을 거두는 대신 공격의 방향을 부시 대통령에게로 돌려 "부시는 미국의 재산을 체계적으로 약탈,자신의 친구들에게 이를 나눠줬다"고 비난했다. 특히 딘 전 주지사는 케리 의원을 `훌륭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우며 만약 케리의원이 후보로 최종 지명되면 자신도 그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전 참전영웅인 케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병력기록 논란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으나 "유감스럽게도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매우 힘든 전쟁을 벌이던 그 시절의 몇가지 교훈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부시가 베트남전에 직접 참가하지 않은 탓에 이라크전을 서두르는 우를 범했음을 케리 의원이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밀워키저널센터널과 WTMJ-TV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위스콘신 예비선거에서 케리 45%, 딘 12%, 에드워즈 9% 등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워싱턴.밀워키 AFP.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