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10일(현지시간) 생약(herbal medicine)이 보건상 안전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날 발표한 생약 안전 가이드라인을 통해 생약을 찾는 수요는전통의학 혹은 대체의학의 열기 덕분에 인기를 더해가고 있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적지 않고 환경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모두 72페이지에 걸쳐 약초의 재배와 수집, 분류, 저장, 품질관리, 상표등록, 유통 등에 관한 다양한 권고 사항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WHO는 선진국에서 생약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고 개도국에서는 여전히 생약을 이용한 전통요법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면서 전세계 생약 시장은 연간 6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그러나 미생물이나 화학약품에 의해 약재가 오염되거나 약초를 오인하는경우, 다른 약초가 실수로 섞이게 되면 적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전통 약재에 대한 철저한 분류와 품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일례로 지난 97년 미국에서 심장질환 치료에 쓰이는 디기탈리스라나타가 부주의에 의해 질경이로 바뀌어 처방되는 바람에 10여건의 심근부정맥을초래한 경우가 있다고 소개했다. WHO는 또 특정한 약재나 건강보조식품 재료의 과다 재배는 생물다양성을 파괴할수도 있다고 말하고 이를 통제하지 않으면 동식물의 멸종은 물론 서식지와 자원의파괴를 초래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산삼 수요가 높아가면서 산삼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있고 히드라티스(미나리아재비과 식물), 북미 느릅나무, 카바카바(후춧과의 관목)등이 종의 보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유럽 남부에서 전립선 장애 치료에 널리 쓰이는 아프리카 자두나무는 그루터기에 손상을 주지 않고 껍질을 떼낼 수 있는데도 재배.수집상들은 나무를 통째로 베어내는 경우도 있다는 것. WHO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전통 약재를 구입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이를 보험으로 처리해주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지만 때로는 적절한 규제나 안전을 보장하기가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