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이 본격화되면서 불과 2개월 사이에 민주당의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극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반면 조지 부시 대통령 진영은 열세에 몰리면서 백악관과 공화당 진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후보지명전에 나선 각 후보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민주당에게는 신비의 명약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6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후보지명 선거전에서는 후보들간의 비난과 약점 들추기 등으로 후보들이 타격을 입게 마련이며 이 과정에서 빚어진 당내 이념적인 갈등을 치유하는데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심한 경우는 이러한 상처는 본선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 민주당 후보지명 선거전은 레이스에 돌입하기 전에 비해 오히려 레이스가 끝난 후 후보의 전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 민주.공화 양당 전략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1년 전만 해도 비관론에 빠져 있었던 민주당의 선거운동원들은 예비선거와 당원대회 등을 치르면서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개별 후보에 대한 선호에 따른 분열상 대신 `부시 타도' 열망으로 더 없이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후보지명전의 선두주자인 존 케리 상원의원과 그의 강력한 경쟁자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치열한 경쟁의 압력속에 전략과 전술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고 있다. 민주당의 극적인 회생에는 하워드 딘 전(前)버몬트 주지사가 중추적인 역할을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때 선두를 달리다 지금은 중위권으로 밀렸지만 딘 후보는투박한 화법과 바닥층의 지지를 일궈내면서 후보지명전의 관심도를 끌어올렸으며 특히 이라크전과 의료보장 이슈로 부시에게 맹공을 퍼부으면서 `부시 타도'의 전열을형성하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상승세는 고스란히 공화당의 부시 진영의 하락세로 이어지고있다. 부시 대통령의 인기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체포로 인기가 급상승했으나 이 효과가 한달을 넘기지 못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당장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 경우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에게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화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운동팀은 최근의 하락세가 불운과 함께 잘못된 홍보전략, 나아가 구조적인 취약점 등이 어우러진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공화당의고위인사가 설명했다.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는 국가지도자로서 자신을 선전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이지만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하고 2주가 지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지지도가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연두교서 발표를 재선출마를 선언하는 연설로활용하면서 지지율에서 처음으로 공화당 후보군을 앞질렀으며 이후 대선까지 계속지지율 우위를 유지한 전례가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언론인터뷰에 응하는데 인색하기로 소문난 부시 대통령은 오는8일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Meet the Press)'에 전격 출연키로 해 다급해진 심정의 일단을 드러냈다. 전세가 이렇게 극적으로 뒤바뀐 이면에는 최근의 몇가지 사건들이 큰 역할을 했다. 이라크 무기사찰팀을 이끈 데이비드 케이 단장이 의회에 출석,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고 증언하고 이와 동시에 부시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하는 차기 회계연도 예산안이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를 낼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면서 부시 진영에큰 타격을 안겨준 것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