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 '프랑스의 줄리아니' 등으로 불리는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내무장관이 이슬람교도의 주류사회 통합 방안에 대해 자크시라크 대통령과의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사르코지 장관은 6일 명문 파리정치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프랑스에는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는 국민이 있고 우리가 돕지 않으면 그들은 결코 그 짐에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이른바 '긍정적 차별론'을 재차 주장했다. 긍정적 차별론이란 이슬람교도 등 비주류, 소수계의 사회통합을 지원하기 위해이들을 우대하는 것으로 대학입학, 공무원 채용 등의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다. 사르코지 장관은 지난해 말 내무부 내 이슬람 출신 도지사 임명 방침을 밝히면서 소수계에 대한 긍정적 차별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시라크 대통령은 소수민족, 비주류 계층에 대한 우대제도가 평등을중시하는 프랑스의 정치, 사회 전통에 맞지 않는다며 긍정적 차별론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무장관의 정책 제안에 대해 대통령이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사르코지 장관이 오는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과함께 연말 정국의 최대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사르코지는 또 대통령의 임기를 5년 연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라크 전쟁 반대를 계기로 얻은 높은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3선 출마를고려중인 시라크 대통령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풀이됐다. 사르코지 장관은 시라크 대통령과 같은 중도 우파에 속하나 한때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총리를 지지해 정통 시라크 계보라고 할 수 없으며 지난 2002년 현정권 출범때 시라크 대통령에 의해 내무장관으로 중용됐다. 중도우파 정치인들은 현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 이상 남은 상황에서 차기 야심을드러낸 사르코지 내무장관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정치적인 행동" "경거망동"이라며일제히 공격하고 나섰으며 이는 정치 공한기인 연말연시 휴가 기간을 거치면서 겨우가라앉았다. 이런 가운데 새해 벽두 사르코지 장관의 긍정적 차별론 재론은 집권 중도우파의최고 거두인 시라크 대통령과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사르코지 장관은 파리정치대학 토론회에서 "정치인이 계속해서 침묵을 지킨다면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치적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강조했다. 이민자, 이슬람교도 등 소수계 우대를 주장한 사르코지 장관은 그 자신이 헝가리 이민 2세로 프랑스 주류사회 진입에 성공한 '이방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르코지 장관이 긍정적 차별론을 제안한 것은 그가 그동안 시행해왔던 저돌적치안 강화, 범죄 예방 정책을 감안할 때 앞으로 소수계의 주류사회 통합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사르코지 장관은 한동안 프랑스 사회를 불안케 했던 치안불안을 잠재움으로써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부상했으며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국민이 그가 더 큰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