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조직범죄 수사기구인 유로저스트에도 30일 소포폭탄이 우송된 가운데 EU 각 기구와 회원국 정부들은 추가 테러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하고 범행 배후 세력을 추적하기 위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유로저스트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본부에 소포폭탄이 배달돼 왔으며, 네덜란드 경찰 특수부대가 헤체 중이라고 밝혔다. 유로저스트는 유럽의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범죄 수사를 위해 설립된 일종의 검찰 기관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이 휴가 차 머물던 이탈리아볼로냐 자택에 소포폭탄이 처음 우송됐다. 프로디 위원장이 당시 배달된 소포를 개봉하는 순간 소포에 불이 붙었으나 다치지는 않았다. 또 29일 정오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에 자크-클로드 트리셰 총재 앞으로, 이날 오후엔 네덜란드 헤이그의 유로폴(유럽경찰) 본부에 각각 소포폭탄이 배달됐다. 지금까지 EU 각 기관에 우송되어온 이른 바 폭탄소포는 4개며 모두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시가 발신지로 되어 있다. 소포들은 인화성이 강한 제초제나 분말이 든 통이 포장재와 연결돼 포장을 뜬는순간 폭발 또는 불이 나도록 장치돼 있으나 아직은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EU는 이처럼 산하기구에서 잇따라 소포폭탄이 발견되자 조직적인 테러 움직임이있다고 판단, 경비와 우편물 검색을 강화토록 지시했다. 특히 EU 기구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벨기에 브뤼셀 경찰 당국은 주요 기관 경비 인력을 늘리고 검색을 강화했다. 벨기에 체신당국은 우편물을 함부로 개봉하지 말고 특히 볼로냐에서 오는 소포는 주의 깊게 관찰한 뒤 의심스러우면 일단 경찰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독일 사법당국은 이날 부터 유로폴 및 회원국 정부와 공조해 범행 배후 세력을 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독일 당국은 무엇보다 범행을 자처한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 단체는 물론 여타테러 용의 단체와 개인들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앞서 프로디 위원장에게 소포폭탄이 우송된 직후 `비공식 무정부주의자 연맹(FAI)이라는 단체가 이탈리아 일간지에 보낸 편지에서 "신 유럽질서라는 민주주의 쇼를 강압하고 이끄는 통제기구"를 겨냥해 자신들이 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로디 위원장 자택 부근에서는 지난 21일에도 소형 사제폭탄 2발이 1시간 간격으로 터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