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고 중동지역의 핵확산금지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재천명했다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9일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대변인에 따르면 카다피 대통령은 트리폴리에서 엘바라데이 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리비아 역사의 페이지를 넘겨 사회적, 경제적 발전을도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사찰팀을 이끌고 리비아에 도착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28일 트리폴리 소재 핵시설 4곳을 돌아본 뒤 리비아의 핵개발 수준에 대해 핵무기개발 프로그램의 초기단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트리폴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심분리기를 조사했으나 상자 속에 분해돼 있었다"며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고도로 발전된 시설은 볼 수 없었고 농축 우라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또 IAEA 사찰팀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둘러봤지만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면서 리비아가 핵기술을 `정교한(sophisticated)' 국제적 조직망으로부터 도입했지 반드시 특정 국가의 지식을 전수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 핵기술이 `낯익은 설계'라고 말해 근원지를 추적하기가 어렵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는 오늘부터 부속의정서에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며 리비아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설비 등 비밀을 공개했고 의심되는 시설에대한 기습적인 사찰도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시 행정부는 IAEA 사찰과는 별도로 리비아의 WMD 포기를 확인하기 위해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체 사찰팀을 내달 리비아에 파견할 방침이라고 미 정부 당국자가 29일 밝혔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영국 정보당국은 리비아내 비밀 핵시설이 11곳에 달하는것으로 결론내렸으며 부시 행정부는 IAEA가 가정하는 것보다 리비아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더욱 광범위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트리폴리.빈.워싱턴 AP.AFP=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