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甲申年)을 코앞에 둔 기업들의 경영 관심은 '중국'에 쏠려 있다. 기업들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얼마나 실적을 거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중국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한국 대표 기업 뿐 아니라 세계의 대부분 다국적 기업이 진출한 시장쟁탈의 각축장이다. 이곳에서 성공을 거둔다는 건 국제경쟁력을 인정받는 셈이 된다. 올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한 만큼 기업들은 2004년에도 '중국 러시(rush)'에 몰두할 것이라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대 중국 교역규모는 지난 1980년 4천만달러에서 지난해 4백12억달러(수출 2백38억달러, 수입 1백74억달러)로 1천배나 증가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은 80년부터 2002년까지 연평균 39.6% 증가했고 수입은 3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3백50억달러를 수출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지역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이같은 추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에 대한 소재ㆍ부품 수출이 60% 가까이 폭증하면서 우리 기업들엔 '황금어장'이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 기업은 '중국 비즈니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쑤저우 공장을 기흥공장과 맞먹는 '제2의 반도체 메카'로 육성, 2006년까지 반도체 분야의 중국 현지 매출을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올해로 중국 진출 10년을 맞은 LG는 중국사업의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내년에는 매출을 1백억달러 규모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SK는 차이나유니콤과의 합작으로 무선인터넷사업을 벌이는 등 에너지ㆍ화학, 정보통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베이징현대자동차'에 대한 증설과 함께 아반떼XD 등 신차를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 그러나 중국 사업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중국 당국은 휴대폰에 쿼터제를 적용해 수입 물량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힌데 이어 현지 조립(KDㆍ녹다운)용 자동차 부품에 대해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한국 제품을 겨냥한 수입 규제와 관세 인상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외국의 유력 기업들이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 현지업체들도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한 '저가공세'로 한국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시장공략에 나서야만 중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며 기업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