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시베리아 앙가르스크 유전과 극동의 나홋카를 잇는 일본의 송유관 건설계획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측은 아직 어떤 합의도 없었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미하일 카시야노프 러시아 총리의 일본 방문 기간에 오간 대화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이런 전망이 가능하다. 지난 15-17일 카시야노프 총리의 방일기간에 양국 총리는 러시아 극동 연안인나홋카항에 원유 파이프라인 터미널을 건설하는 것이 극동 러시아 개발과 아-태지역석유공급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은 태평양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전문가들이 진행중인 협상과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이 협상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 16일 카시야노프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간의 도쿄(東京)회담 기간에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일본의 제안에대해 숙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8일에는 나홋카항을 관할하는 프리모르스키 크라이주(州)의 세르게이 다르킨 지사가 일본의 파이프라인 터미널 건설을 환영하며 "일본의 계획은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동시베리아 유전과 일본 인근의 나홋카항을 잇는 4천㎞의 송유관 건설에 합의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이런 계획은 중국이 지난 10년 가까이 요구해 온 시베리아의 앙가르스크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 간 2천400㎞의 송유관 건설계획과맞물려 있어 실현 가능성이 아직 미지수다. 러시아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본은 50억달러에 달하는 송유관 건설비용뿐 아니라유전 추가개발 비용 20억달러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러시아가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가운데 일본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시야노프 총리는 방일 첫날인 지난 15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과의 면담에서 유전개발에 대한 일본 민간자본 투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카시야노프 총리는 "나는 잠재적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일본의 민간기업의 의견도 듣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측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다르킨 지사는 중국, 일본의 두 노선을 '상호보완적'(Complementary)이라고 칭하며 일본쪽 노선을 성사된 거래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다르킨 지사는 "러시아 총리는 나홋카 노선의 태평양 송유관 건설을필연적인 어떤 것으로 암시했다"고 현지 기자들에게 전했다. 그는 나아가 일본 종합상사인 스미토모가 송유관 건설에 참여 가능성이 있는 파트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란 점까지 언급했다. "나는 이 프로젝트가 시작될 것임을 깊이 확신하며, 향후 6개월 뒤 러시아와 해외의 사업 파트너들이 마련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에 대해 고쓰키 도요히사 일본 외무성 러시아담당 국장은 카시야노프 총리의방문 기간에 송유관 건설과 관련해서 결정된 사항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프로젝트에 대한 그(다르킨 지사)의 지지를 환영한다"고 말했지만계획 성사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카스야노프 총리의 방문기간에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발전적인 논의가있었음을 밝힌 뒤 "그러나 우리와 다르킨 지사에게는 아쉽게도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쿄 AFP=연합뉴스)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