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기승을 부리는 독감이 면역력이 약한 유아들에게 특히 치명적이어서 그 어느해보다 많은 유아들이 독감으로목숨을 잃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올 독감이 지난 68∼69년 지구촌을 강타했던 `홍콩 독감'보다 더 지독해 30여년만의 최악의 `살인독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염병학자인 윌리엄 톰슨 박사는 16일 "데이터를토대로 정확히 추정할 순 없지만 올 겨울 미국에서 독감에 의한 유아 사망자가 평년(92명)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문제는 증가 폭"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독감이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퍼지면서 대형 병원들은 어린이 독감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 환자중 일부는 대단히 심각한 상태라고 보건 관계자들은 전했다. 특히 올해 유행하는 푸젠 A형 H3N2 바이러스는 지난 90년대 후반 퍼졌던 독감바이러스와는 유전적으로 성질이 달라 면역력을 키우지 못한 어린이들이 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곧 바로 공격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들어 최초로 미국내 독감 사망자가 발생한 콜로라도주에서 다른 질병이 없었던 건강한 어린이 최소한 4명이 독감으로 숨졌다는 주 당국의 최근발표로 미국 전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감기는 통상 선천적으로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 질환을 갖고 태어나는어린이들에게는 매우 위험하지만 건강한 어린이가 감기로만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대학의 로버트 벨쉐 박사는 이와 관련, "건강상 다른 문제가 없는상태에서 단순히 감기에 걸려 사망한 콜로라도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며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편 미국에서는 해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통상 4세 이하의 어린이 92명을 포함해 3만6천여명이 감기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CDC는 추정하고 있다. 또 연평균 8천400여명에 달하는 생후 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유아가 감기로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감기 바이러스와 관련된 합병증은 4세 이하 미국 어린이 사망원인 중 6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