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명수배 대상 1호였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체포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는 어디서 흘러 나왔을까. 후세인 체포작전을 직접 지휘한 미 보병4사단의 사단장인 로이 오디어노 소장은14일 최근 10일간 미군 병사들이 후세인 측근 가문의 가족원 5-10명을 심문해 이중1명으로부터 후세인의 소재에 대한 결정적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2일 미군과의 교전끝에 사살된 후세인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의은신처 정보를 미군에 흘린 인물로 이들 형제가 은신했던 호화빌라의 주인인 나와프알-자이단이 유력하다는 서방 언론들의 보도가 있었다. 오디어노 사단장은 후세인이 티그리스 강변을 따라 은신처를 옮겨다니며 측근들로부터 필요한 물품들을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오디어노 사단장은 또 후세인이 체포된 지하 은신처 인근 강변에 몇 척의 보트가 묶여 있었다고 전하고 후세인이 이라크인들의 고혈을 짜 건설한 호화 대통령궁이보이는 곳에서 "쥐새끼(rat)"처럼 체포됐다고 말했다. 오디오노 사단장 말에 따르면 결정적인 제보자는 후세인정권 몰락이전 정권으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아온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측근 가운데 누군가 후세인이 8개월간 미국의 맹추적을 따돌리고 도피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왔지만 막판에 그를 배신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라크 사정에 정통한 레바논의 소식통들은 후세인의 2번째 부인이 미군에게 후세인의 소재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소식통들은 현재 후세인의 아들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해있는 알리와 함께 살고 있는 사미라 샤흐반다르가 후세인 은신처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미군에 제공한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 이후 레바논으로 피신해 가명으로 생활하고 있는 사미라가 매주 최소 한번은 전화나 편지로 후세인과 연락을 해왔다는 그녀가 제보자라면 후세인은 그야말로 자신이 가장 총애했던 아내로부터 버림을 받은 셈이다. 한편 제보자가 후세인의 측근 인물이 아니라 이라크의 일반인일 가능성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미국 관리들은 최근 이라크인 1명을 구금해 심문하는과정에서 후세인의 소재에 대한 새로운 단서가 흘러나왔다고 말했으며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팻 로버츠 위원장은 후세인을 생포할 수 있었던 데는 "이라크의 일반 시민의 노력"이 컸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미군이 지명수배해 체포했거나 자수한 이라크 인사들보다는 "부역자들"(facilitators)로부터 결정적인 정보가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55명의 지명수배 대상 인물 가운데 42명을 체포하거나 사살했으며 13명은 아직까지 체포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BBC방송은 체포된 인사들 가운데 타리크 아지즈 전부총리같은 같은인물들은 미국 당국의 심문에 별로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반인이 제보자라도 해도 그가 잔혹했던 후세인 정권에 대한 반감 때문인지,아니면 단순히 후세인에게 걸린 2천500만 달러(약300억원)의 현상금을 타기 위해 그의 소재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는지는 확실치않다. 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 역시 우다이와 쿠사이가 사살된 직후 "후세인 정권이 끝난 것을 확신한 이라크인들이 앞다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누가 거액의 현상금을 갖고 이라크를 출국하느냐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었다. 각각 1천5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렸던 우다이와 쿠사이를 살해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 인물은 미국으로부터 3천만 달러를 챙겨 이라크를 떠났다. (티크리트.워싱턴 AP.AFP.dpa=연합뉴스)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