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미군과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 공격이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라마단 종료제인 이드 알-피트르가끝난 뒤 이달 들어 모술과 라마디, 바그다드 등지에서 미군 순찰차와 연합군 사령부가 잇따라 공격을 받았다. 지난 11일에는 바그다드 중심 연합군 사령부 주변에서 폭발이 있었고 같은날 라마디에서는 미군기지가 자살 폭탄공격을 받아 이라크인 테러용의자 3명과 미군 1명등 4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 저항공격이 비교적 뜸했던 모술에서도 이번주 초부터 미군 기지와 순찰차가 공격을 받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과 각국 외교 공관들은 다가오는 성탄절 연휴와 내년 1월 중순이슬람 신도의 메카순례(하지)를 전후해 저항세력의 공격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 연합군 임시행정처(CPA)가 들어있는 대통령궁 주변과 미군 관계자들이 주로 묵는 라시드 호텔에 대한 자살 폭탄공격 첩보가 입수됐다고 보안 소식통이 12일 전했다. 주이라크 한국 대사관은 지난달 30일 발생한 오무전기 근로자 피살사건 후 한동안 주춤했던 저항세력의 공격이 강화될 조짐을 보이자 교민과 공관원 안전대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임홍재 주이라크 대사는 이라크에 입국하고도 신고하지 않는 출장자와 교민들을보호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입국자들은 공관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하기 바란다고당부했다. 손세주 공사도 현재 이라크 상황이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교민들은 가급적 야간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시에도 다른 사람과 동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한국인에대한 위해 조짐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공관에 즉시 연락해주도록 요청했다. 대사관측은 바그다드 모처에 신축중인 공관 건물 주변에 대한 보안조치와 경비를 강화하고 영사업무는 당분간 팔레스타인 호텔에서 계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임시공관이 입주해 있고 국내외 취재 기자들과 실업인들의 출입이 잦은 팔레스타인 호텔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만큼 특별 경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대사관측은 제한된 인원으로 완벽한 교민 안전대책을 강구한다는게 무리인 만큼 교민이나 출장자들이 스스로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공관 지침을 따라줄 것을요청했다. 또한 시급하지 않은 출장은 가급적 자제하고, 사마라와 티크리트 등 저항세력의 거점지역도 당분간 여행을 삼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사마라를 방문했던 터키 외교관도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며현재 사마라가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의 경우 NHK방송이 매일 정시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위험지역인`레드 존'을 알려줘 해당 지역 여행을자제하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현재 이라크 내 한국 공관원들은 물론 국내 언론사 기자들과 업체 관계자들도 방탄조끼와 헬멧 등 기초적인 안전장비 조차 갖추지 않고 있다. 이같은 안전불감증과 무모함이 제2의 오무전기 사건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티크리트 인근에서 피격돼 숨진 오무전기 근로자들이 방탄조끼와 헬멧만 착용했더라도 생명을 건질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안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바그다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