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으로 시작된 2003년이 이라크 전쟁의여파인 유혈 테러사태 속에 저물고 있다. 올해 아시아 대륙에선 사스가 인류를 괴롭혔고, 유럽에선 외로운 노인들의 폭염희생 사태가 고령사회의 앞날을 묵시했으며, `실락원' 가나안은 중동평화 로드맵 합의에도 불구하고 `복낙원'은 요원한 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의 피가 땅을 적졌다. 새해를 맞으며 새 마음으로 평화와 안녕을 다짐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2003년의말들을 정리해본다. ▲"새해를 맞아 새 마음으로 평화를 다짐코자 신사를 참배했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1월14일 자신의 전격적인 신사참배에 대해) ▲"유럽이라고 하면 프랑스와 독일을 떠올리나 그것은 늙은 유럽이다"(도널드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1월22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엘리제조약 40주년 기념 정상회담을 연 뒤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전쟁 공동저지 입장을 밝히자) ▲"늙은 대륙, 즉 역사, 문화, 경제 전통을 가진 오래된 대륙은 그렇기 때문에지혜를 가지고 있다. 친구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서로의 장점과 미덕을 살려야 한다"(장-프랑수아 코페 프랑스 장관, 1월23일 럼즈펠드 장관의 비난을 반박하며) ▲"모든 선택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2월7일 `이라크와 달리 북핵문제에 소홀히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인간 방패"(미국의 3월20일 대이라크 개전 선언 전 세계 반전단체 등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이라크에 결집하면서 사용한 전략)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미.영 연합군이 이라크전 공식개전 이튿날부터대규모 정밀유도 미사일 공습을 통해 전략지역을 초토화함으로써 이라크군의 전의와통제력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 바비큐 소스, 불꽃 제작업체등이 상표 등록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라크엔 2천600만명의 사담 후세인이 있다"(모하마드 알-사하프 전 이라크공보장관, 미국의 대 이라크 개전후) ▲"나는 바그다드 혹은 중동의 다른 어떤 곳에 있든, 워싱턴에 돌아가든 결코이번 전쟁의 진실에 대해 보도하는 것을 그만 두지 않을 것이다"(피터 아네트 기자,이라크 국영TV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을 비판해 NBC에서 해고된 후 4월1일영국 데일리 미러에 고용돼 작성한 인터넷판 기사에서) ▲"블레어 총리는 부시의 푸들"(영국의 타블로이드판 `미러'가 4월1일 미국의이라크전을 적극 지지한 블레어 총리를 `푸들'에 비유한 데 이어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도 4월6일 `부시 대통령에 대한 블레어 총리의 관계는 동반자인가 푸들인가'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 ▲"네오콘(neoconservative.신보수주의자)"(미국 워싱턴 타임스, 4월27일 기사에서 이라크전 조기 승전으로 신보수주의를 신봉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의 입지가 강화됐다며) ▲한국 김치 정말 맛있어요. 김치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에도효과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어요"(중화권 최고 인기의 홍콩 가수 겸 영화배우 천후이린(陳慧琳), 5월17일 홍콩 한인상공회 주최 `홍콩 축복 대행진' 행사에 참가해) ▲"사람들이 내 일기에 그렇게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내가 사생활을 공개하고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항상 해서는 안되는 것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무쯔메이(木子美)라는 필명의 중국 광저우 잡지사 여성 칼럼니스트 리리(李麗.25), 6월부터인터넷 홈페이지에 `떠나버린 사랑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성생활을 포함한온라인 일기를 올리기 시작해 중국 최고의 유명인으로 부상한 데 대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이라크에 대통령이부재하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6월11일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했다고 믿는 이유가 무엇이냐'는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위원장의 질문에 답하면서. 가즈오 위원장은 "WMD는다리가 없어 달아나지도 못한다"고 나중에 촌평) ▲"군사적 수단만으로는 테러와 마약 밀거래를 제거할 수 없다. 세계 곳곳에 있는 가난이라는 핵심 문제를 공격한다면 테러 퇴치에서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것이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7월10일 포르투갈 방문중 기자회견에서) ▲"동맹군은 우리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추구에 관한 극적인 새 증거를 발견했기 때문에 이라크에서 행동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9.11 테러 때 겪은 경험의 프리즘을 통해 새 시각으로 기존 증거를 봤기 때문에 행동한 것이다"(도널드 럼즈펠드미 국방장관, 7월10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증거가발견되지 않은 데 대한 답변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보여주는 것이 불가능하다"(CNN 인터넷판이 7월16일 소개한인기 웹 사이트 www.coxar.pwp.blueyonder.co.uk에 들어가면 뜨는 구절로, 이라크전쟁의 구실이 됐던 WMD를 찾지 못한 미국을 조롱하는 의미) ▲"미스터 김정일"(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말했던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 7월21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과 30일 공식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호칭) ▲"가비네이터(Govinator)"(미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8월7일 캘리포니아 주지사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후 미 언론들이 그의 출연작 `터미네이터(Terminator)'와 `주지사(Governor)'를 결합해 만든 신조어) ▲"고령자들의 외로움은 프랑스 사회의 커다란 결점이다. 고령자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국가적 연대가 필요하다"(장-피에르 라파렝 프랑스 총리, 8월16일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인한 희생자의 절반이 홀로 지내던 80세 이상 고령자들인 것으로 나타나자 한 은퇴자의 가정을 방문해서) ▲"나는 염려하지 마라. 열심히 투쟁하라"(고 이경해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장, 9월10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 때 현지에서 반대시위를 벌이다 자살하면서) ▲"무솔리니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으며 유대인들을 국내에서 휴가 보냈다"(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9월11일 영국 주간지 더 스펙테이터에 실린 회견에서 한 기자가 사담 후세인 이후의 이라크를 무솔리니 이후의 이탈리아와 비교하자) ▲"군사력만으로 테러를 진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테러집단에 맞서기 위해 때로는 군사력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의 것을 해야 한다"(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9월22일 뉴욕에서 세계 정상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테러 관련 회의 개막연설에서) ▲"일본인들은 특이한 사람들이 모인 특수학급 취급을 받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천치라고 생각한다"(일본 보수야당 자유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당수, 9월26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 郞) 총리를 연임시킨 자민당 총재 선거를비난하면서) ▲"일본은 (중-일 관계 발전을 위해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향해 가야한다(以史爲鑑 面向未來)"(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 10월 11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중국의 첫 유인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됨으로써 우리의 위대한 조국에 영광을 가져다줬다"(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10월15일 선저우(神舟) 5호의 발사장면을 지켜본 후) ▲"만리장성을 보지 못했다"(선저우 5호 선장 양리웨이(楊利偉) 공군 중령, 10월16일 지구궤도에서 귀환한 후 국영 CCTV와 인터뷰에서 우주에서 육안으로 보이는인공 구조물로는 만리장성이 유일하다는 속설을 부인) ▲"여론을 좌우하려는 지나친 홍보는 포르노와 다를 바 없다"(영국 존 메이저전 총리, 10월 24,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 정책 등을 비판하며) ▲"군중의 눈을 보니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 했다. 그들을 진정시키는일이 쉽지 않을 것임을 그들의 눈에서 읽었다"(셰바르드나제 전 그루지야 대통령, 11월 26일 `벨벳혁명'으로 물러난 뒤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정보왜곡상"(영국 런던의 외신기자협회(FPA), 11월 26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선정) ▲"당신은 적은 병사들과 적은 희생으로 이 전쟁을 치르려 했다. 미안하지만 이전쟁에서 그런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다"(미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11월27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가상의 편지 형식을 통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면서) ▲"상하이의 주재원들은 `주(酒)재원'입니다"(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근무하는상사주재원들, 사스가 물러난 후 중국을 계속 방문하는 회사 임원, 친구, 선.후배,동향인들의 `접대'에 곤욕을 치르면서) ▲"올해의 횡설수설상"(영국의 영어바로쓰기운동 단체, 12월1일 "동성간 결혼은남녀간에 있어야 하는 무엇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지사와 치열한 경합에서 이겼다며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을 선정) ▲"우리가 100년 더 자살공격을 감행해도 이스라엘을 바닷속으로 밀어낼 수 없고, 이스라엘이 100년 더 암살해도 목숨을 바치겠다는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자원을고갈시킬 수 없을 것이다"(미국이슬람신비주의연합 창설자 이맘 파이잘 압둘 라우프,12월2일 중동평화 로드맵 이행촉구를 위한 초종파적 연대활동을 발표하며)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