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중동지역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 어떠한 평화구상도 지지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19일 의회 연설 도중 심각한 건강이상 증세를 보인뒤 공식 행사를 자제해온 무바라크 대통령은 카이로를 방문한 귀도 드 마르코 몰타 대통령과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 좌파 정치인들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중동평화 로드맵의 대안으로 `제네바 구상'이라는 비공식 평화구상에 서명하기 위해제네바로 출발한 가운데 나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우리는 중동지역 평화정착을 위해 로드맵과 그밖의 여러 평화구상에 이미 합의한 바 있다"면서 "안정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구상도지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과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지난 6월 열린 정상회담에서 2005년까지 팔레스타인 독립국을 창설, 이스라엘과평화공존하도록 하는 내용의 로드맵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로드맵 출범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폭력충돌이 격화되면서 로드맵은 사실상 좌초됐다. 요시 베일린 전 이스라엘 법무장관과 야세르 아베르 랍보 팔레스타인 전 공보장관이 주축이 돼 지난 10월 기초를 세운 제네바 구상은 가자지구 전체와 요르단강 서안의 97.5%를 팔레스타인 독립국에 넘기고, 예루살렘의 주권을 양국이 공유하도록하는 등 로드맵에 비해 획기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오사마 알-바즈 정무 보좌관을 스위스로 보내 제네바 구상서명식에 참석토록 했다. 독감설과 중병설 속에 홍해 휴양지에서 요양해온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라마단 종료제 기념예배에 참석한뒤 이날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 건강이 회복됐음을 과시했다. 한편 이집트의 중재로 2일 카이로에서 열릴 예정이던 팔레스타인 주요 정파와무장단체들의 휴전협상이 `기술적 문제'로 하루 연기됐다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