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海南省)의 휴양도시 싼야(三亞)시에서 개최되는 '미스월드' 미인대회를 계기로 내년부터 중국에서 세계 미인대회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49년 중국이 공산화된 후 세계 미인대회가 중국 내에서 열리기는 이번이처음으로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은 미인대회가 "부르주아적인 몰상식"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은 54년간의 금지후 올들어 미인대회 금지 방침을 마침내 폐지했으며, 이같은 변화 속에 세계 106개국의 늘씬한 미인들이 참석하는 국제 미인대회가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또 전국에 TV로 중계되는데 이같은 종류의 대회가 중계되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싼야시 관리들은 국제 스폰서들이 이번 대회에 그리 많이 몰려들지는않았지만 미스월드 대회를 계기로 싼야시가 알려져 앞으로 수년간 관광수입이 늘어나 이번에 투입되는 미화 300만달러의 예산을 건질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싼야시는 관광 진흥에 안간 힘을 쓰고 있으나 중국 대륙과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는 교통상의 불편과 관광시설의 미비 등으로 그간 다소 어려움을 격어왔는데 미인대회를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고 셈이다. 공산당이 올들어 미인대회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자 다른 지방들도 발빠르게 나섰다. 산둥성(山東省)은 2005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개최할 계획을 착착 진행중이며, 상하이(上海市)도 내년에 '미스 인터내셔널'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 관리들은 또 내년부터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 전국 미인대회를 매년 개최해'미스 중국'을 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상하이시는 지난달 '미스상하이' 대회를 개최했는데, 대회 조직위원회의 장화 사무총장은 "지난 1949년 해방후 미스상하이 타이틀이 수여되기는 올해가처음이었다"고 밝혔다. 그같은 이유는 그간 당이 미인대회 개최를 금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지방들은 이같은 금지속에서도 지난 수년간 미인대회와 유사한 성격의 패션모델 대회등을 잇따라 개최해왔다. 소규모의 미인대회는 덩샤오핑(鄧小平)이 1978년 개혁.개방을 실시한 약 10년후인 1980년대말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적이 있으며, 남부 도시 광저우(廣州)도 비슷한 시기인 1989년 위장된 형식을 취하며 소규모 미인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후엔 각종 모델대회 형식으로 위장돼 미인들의 아름다움 겨루기는 이어졌다. 그간 열린 국제적 스폰서가 붙은 패션모델 대회는 ▲중국패션대회 ▲세계엘리트모델대회 ▲중국전국모델대회 ▲포드수퍼모델대회 등이다. 그러나 이번 미스월드 대회에 대해 중국 지식인들과 여권운동가들은 미인대회가여성을 상품화하는 상업주의의 산물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알려진 중국의 저명한 여성학자 리인허(李銀河) 박사는 "10년 전만 해도 중국 시안(西安.옛날의장안)시에서는 젊은 여자가 짧은 치마를 입고 다녀도 욕을 들어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월드 후보들이 중국 대륙에까지 상륙한 것은 여성들에 대한 인식 변화나 미인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기 보다, 점증하는 상업주의의 상징에 불과하다"면서 "미스월드는 또 다른 사치품"이라고 비판했다. 리 교수는 "중국 여성들은 경제성장과 함께 사회적 지위가 약화되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 남녀간의 소득격차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미스월드는 중국 여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 지위의 퇴보가 될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산야 AP=연합뉴스)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