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로자들이 주문을 제때 소화하기 위해 밤 11시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중국 4대 오토바이 업체인 종선그룹의 줘종선(左宗申) 동사장(회장·51)은 미국 포브스지 선정 중국 부호 19위(2001년 기준)에 오른 중국의 성공한 기업인이다. 지난 98년 부산에 합작공장을 설립,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급속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줘 사장이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달 말 충칭의 종선그룹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IMF(국제통화기금)관리를 받을 당시 한국을 찾았을 때 본 한국 근로자들의 근면성과 애사심에 놀랐다"며 인재관리를 첫번째로 강조했다. "1만여명 전직원을 대상으로 반드시 재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2년간 재교육을 마치면 시험을 치러야 하고 여기서 불합격하면 인사에 불이익을 주지요." 줘 사장은 인재양성을 위해 인사담당 부총재와 교육센터를 두고 있고 각 팀장에게 반드시 후계자를 양성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1백50만대의 오토바이를 만들어 내는 생산라인 외에도 인재를 양성하는 '인품(人品)생산라인'이 있다"며 "충칭대 톈진대 등 10여개 대학과 제휴를 맺어 개설한 교육과정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재경영'을 강조하는 줘 회장은 정작 초중학교(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다. 도자기를 만드는 국유기업을 첫 일터로 잡았던 그는 지난 82년 혼자서 시작한 오토바이 정비소를 키워 번 돈 20만위안(3천만원)으로 92년 종선오토바이를 창업했다. 그는 자신의 오토바이를 해체 조립해가면서 독학으로 오토바이 기술을 익혔다고 들려줬다. 줘 회장은 부산 공장을 비롯해 미국 영국 베트남 등에 7개 해외 공장 및 연구개발센터를 두고 1백여개국에 오토바이를 수출하는 등 세계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종선그룹은 연간 매출이 70억위안(1조5백억원)으로 중국 사영기업 중에서 23위에 올라있다. 줘 회장은 "향후 10년은 글로벌기업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며 "첫번째 기업보다는 세계에서 유일한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오토바이 생산국으로 연간 1천3백만대를 생산하고 있으며 수출량은 연간 3백44만대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종선그룹이 위치한 충칭은 중국 10대 오토바이 업체중 절반이 소재할 만큼 오토바이 도시로 통한다. 중국 충칭=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