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예프의 국회의사당 밖에서 27일 야당이 주도한 시위대 3천여명이 정부의 2004년도 예산안에 반대하며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우크라이나 의회의 예산안 심의 이틀째를 맞아 벌어진 이날 시위에서 `우리 우크라이나연합', 율리아 티모센코 연합, 사회당 등은 도네츠크 주지사 출신인 빅토르야누코비치 총리와 니콜라이 아자로프 제1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동반 사임을 요구했다. 야누코비치 내각이 마련한 2004년도 예산안은 최소 임금을 삭감하고 빵값과 공공서비스 요금을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위대는 이번 예산안이 '반사회적이고 반헌법적'이라며 "내각이 내년 대선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예산안을 편성해 국민들로부터 등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야당들은 특히 이날 시위에서 국민들에게 '반국민적 지도자'를 몰아낸 그루지야의 사례를 뒤따르자고 촉구했다. 시위가 발생하자 의사당 건물 진입로가 차단된 가운데 경찰의 바리케이드 바깥에서는 우크라이나 각 지역에서 온 광부들이 예산안의 기한내 통과를 요구하는 친정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키예프 이타르타스=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