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교파들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1년 이상 교착상태에 빠진 북아일랜드평화협정을 회생시키기 위한 북아일랜드 자치의회 선거가 26일 실시된다. 30여년간의 유혈사태를 종식시킬 정치적 토대를 마련하게 될 이번 선거는 난립한 20여개 정파들이 내세운 256명의 후보들 가운데 108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북아일랜드의 신.구교 정파들은 1998년 체결된 `북아일랜드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협정)'에 따라 이듬해 자치의회 선거를 실시해 권력을 분점하는 자치정부를 구성했으나 지난해 10월 아일랜드공화군(IRA)이 테러 목표물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사실이 불거지면서 동거체제가 붕괴됐다. 영국 정부는 동거체제 붕괴와 동시에 자치의회와 정부의 기능을 중단시키고 중앙정부 직할통치를 부활했으며 아일랜드와 공동으로 협상을 독려해 26일 자치의회 선거 실시에 이르게됐다. 이번 선거는 612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되며 18명으로 구성된 국제참관단이 투표와 개표과정 전반에 참여해 공명선거 여부를 감시한다. 자치의회는 선거 직후 자치정부를 구성하는 대신 모든 정파들이 참여하는 `정치협상'을 벌여 굿프라이데이협정의 내용을 재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자치권을 행사할 새로운 자치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아일랜드의 미래는 이제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있다"며 "대결이 아닌 평화를, 과거가 아닌 미래를 선택해 달라"고 촉구했다. 선거 소식통들은 구교파 주민들은 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을 주로 지지하고 있는 반면 신교파 주민들은 권력 공유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온건 노선의 신교 정당들을 지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