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 외교관이 "싱가포르 사람들은 거드름을 피운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져 두 나라간에 감정 마찰을 촉발시키고 있다. 싱가포르 대사를 지낸 중국 여성외교관 첸 바오리우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싱가포르-중국 관계를 얘기하는 가운데 "싱가포르의 친구들이거드름을 피우지 않고 중국인의 자존심을 존중하길 바란다"면서 "그렇게 할 경우 서로 손잡고 비즈니스에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첸의 발언은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의 중국방문과 때맞춰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나왔다.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첸의 발언을 전하면서 두 나라간의 `오해'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인과 싱가포르 사람간에 문화관습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다르며 중국인의 경우 비즈니스에서 조급한 경향을 보여 서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같은 중화권이기는 하지만 음식문화도 다르다는 것이다. 상하이 소재 싱가포르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중국계 싱가포르인의 경우 무척 솔직하고 직선적"이라면서 "싱가포르 사람들이 자칫 잘못하면 중국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소재 중국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마치 선생님처럼 구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싱가포르 사람들이 중국인을 동등하게 취급한다면 아무런 마찰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계가 400만 인구의 4분의 3이 넘으며 만다린이 공식 언어에 포함돼있는 싱가포르에서 중국인과의 감정 문제가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싱가포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