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의 명반 '렛 잇 비(Let it be)' 등을 제작하며 1960~70년대 팝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군림했던 음반 제작자 필 스펙터(62)가 한 여배우총격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미 뉴스전문채널 CNN에 따르면 스펙터는 이날 오후 앨햄브라 민사지법에서 열린심리에서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23일로 잡혔다. 스펙터는 지난 2월3일 자신의 대저택 입구에서 호스티스 출신의 여배우 라나 클랙슨(40)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으나 보석금 100만달러를 내고 석방됐었다. 경찰은 클랙슨이 타살 희생자이며 스텍터가 유일한 용의자라고 말해왔다. 스텍터는 연초 자신의 운전사에게 "내가 누구를 죽였을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전해졌다. 스펙터의 대리인 마빈 미첼슨은 스펙터가 지난 98년 110만달러에 구입한 저택에서 여자 친구없이 혼자 살아왔으며 최근에는 자신의 자전적 영화 제작건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그의 심리 상태는 매우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일종의 겹쳐 녹음하기 기법인 '월 오브 사운드(wall of sound)' 효과를 처음으로 개발해내기도 한 스펙터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티나 터너, 라이처스 브러더스 등당대의 쟁쟁한 팝가수들의 음반을 도맡아 제작했으며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인 '렛잇비'와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 앨범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음반 제작 분야에서 일궈낸 공로로 1989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기도한스펙터는 그러나 자신의 연주팀과의 연습 도중 돌연 권총을 빼들고 멤버들을 위협하는 등 가끔 난폭한 행동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스펙터는 1968년 자신이 키운 그룹 로네츠의 리드싱어 로니 베넷과 결혼했으나6년만에 이혼했다. (서울=연합뉴스) coowon@yna.co.k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