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타임'은 애플사가 개발한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한 유료 음악 서비스 `아이튠즈(iTunes)' 등 올해의 발명품 37가지를 선정, 발표했다. 타임은 21일 인터넷판에서 `2003년의 가장 멋진 발명품'이라는 제목 아래 ▲음악.패션 ▲건강.안전 ▲기계.로봇 ▲운송수단 ▲스포츠 ▲빛과 어둠 등 6가지 분야에서 아이디어가 톡톡 튀고, 실용성도 갖춘 발명품들을 소개했다. ◇올해 최고의 발명품 = 타임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은 음악.패션 분야의'아이튠즈'로 지난 4월 애플사가 서비스를 시작, 불법복제 시비가 끊이지 않던 음악다운로드의 새로운 방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아이튠즈 서비스는 음악을 한 곡당 1달러가 안되는 99센트에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받아 PC에 저장하거나 CD로 굽거나 애플사의 플레이어 '아이포드(iPod)'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재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처음에는 PC시장의 3%를 점유하고 있는 애플사의 맥컴퓨터 사용자에 한해 서비스됐지만 의외로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 지난 10월부터 PC 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MS 컴퓨터 사용자들에까지 서비스가 확대됐다. 애플사는 아이튠즈 서비스가 PC시장의 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트로이의 목마'가 되리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일단 아이튠즈 서비스에 길들여진 이용자들은 다운로드 받은 곡을 재생할 수 있는 아이포드를 구매하기 때문이다. 애플사는 MS 사의 PC로는 다운로드 받은 곡들을 재생할 수 없도록 해놓았다. 현재 아이튠즈 서비스로는 한 곡당 99센트를 받기 때문에 음반사에 주는 65센트와 기타 비용을 제하면 애플사의 수익은 10센트 남짓에 불과하다. 연간 5억곡을 판다고 해도 순수익이 5천만달러 밖에 안된다. 그러나 애플사는 올해 아이튠즈 서비스 덕분에 200만대의 아이포드를 추가 판매했다. 한 대당 499달러인 아이포드에서 나오는 순익은 무려 175달러로 아이튠즈 서비스로 인한 수입은 그야말로 아이들 장난에 불과한 셈이다. 타임은 아이튠즈 서비스를 올해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것은 인터넷에서 거의 전쟁 상태에 있던 음반사들과 냅스터 등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간의 불법복제 논란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반사와 불법복제업체들에게 제3의 길인 99센트 짜리 해결책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음은 6개 분야별로 선정된 올해의 발명품. ◇음악.패션 =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된 아이튠즈를 비롯, 연어 껍질을 염색해 부드럽고 탄력있는 데다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는 생선껍질 수영복이 선정됐다. 또 소형 디지털 카메라 렌즈를 장착한 선글라스, 광섬유를 넣어 빛이 나도록 만든 `루미넥스' 섬유, 취학전 어린이들이 발에 잘 맞게 신고 제대로 걸을 수 있도록밑창의 일부를 뚫어놓은 신발, 디지털 기타, 스노클링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FM라디오 등이 선정됐다. ◇건강.안전 = 주사를 맞지 않고도 독감을 예방할 수 있도록 메드임뮨사가 최초로 개발한 코분무형 독감백신 `플루미스트(Flumist)', 여성의 생리주기를 늘려 생리를 연간 4회로줄이는 경구용 피임약 '시즈널(Seasonal)'이 선정됐다. 일라이릴리와 아이코스가 공동으로 개발해 비아그라보다 지속시간이 훨씬 긴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Cialis)', 적외선으로 체온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위험한 순간 버튼을 누르면 전류가 흘러 다른 사람의 접근을 방지할 수 있는 재킷,CD분쇄기 등이 뽑혔다. ◇기계.로봇 = 진짜 고양이를 키우기는 어렵지만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로봇 고양이', 광산에서 사용될 수 있는 로봇인 `로보-랍스터', 디즈니사가 만든애니메이션용 공룡, 소니사가 만든 두 다리로 걷는 로봇 `큐리오', 예약요리가 가능하고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는 인공지능 오븐 등이 뽑혔다. ◇운송수단 = 수륙양용이 가능한 자동차-보트, 일본 도요타가 출시한 하이브리드카로 자체 감지장치를 통해 스스로 평행주차가 가능한 `프리우스', 수소연료로 달리는 스쿠터,얼음 위를 달릴 수 있는 얼음 자전거 등이다. ◇스포츠 = 원격조종이 가능한 바퀴달린 로봇 골프 캐디,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발밑의 바닷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카약, 스카이 다이빙의 재미를 높이도록 하강시 스카이다이버의 몸을 받쳐주는 스카이레이, 골프를 칠 때 충격을 줄이고 비거리를 늘릴 수 있는 팩 파워하우스사의 신형 티타늄 골프채 등이 선정됐다. ◇빛과 어둠= 영국 국립물리학연구소가 개발한 기존의 검정색보다 25배나 검고 빛반사율도 10-20배 낮은 `슈퍼 검정색', 대만 타이콩사가 개발,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유전자변형(GM) 발광 관상어'가 꼽혔다. 또 도쿄대 타치 쓰스미 교수 등이 개발, 특수 반사물질을 입고 있으면 잘 안보이는 이른바 투명인간 기술, 커피를 원료로 만들어 진짜 통나무처럼 잘 타면서도 일산화탄소나 숯이 덜 생기고 오래 타는 `자바 로그' 등도 선정됐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