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법원은 최대의 부정부패 사건으로 꼽히는 엘프(Elf) 스캔들과 관련해 로익 르 플로슈-프렝장 전사장(60) 등 전직 최고 경영진 3명에게 4-5년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12일 르 플로슈-프렝장 전사장에게 징역 5년, 벌금 37만5천유로, 알프레드 시르방 전부사장(72)에게 징역 5년, 벌금 100만유로, 앙드레 타랄로 전 아프리카담당 임원에게 징역 4년, 벌금 200만유로를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89년부터 93년까지 당시 국영기업이었던 엘프의 최고 경영진으로재직하면서 회사자금 약 1억8천만유로를 뇌물성 자금, 불법 수수료 등으로 전용했으며 이와 별도로 약 1억유로를 개인적으로 착복하거나 유용했다고 검찰 기소장은 밝혔다. 르 플로슈-프렝장 전사장은 재판 도중 전용한 자금의 일부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엘프의 비자금 운용 총책이었던 시르방 전 부사장은 공금 횡령 및 전용을 부인하면서 이 책임을 르 플로슈-프렝장 전사장에게 돌렸다. '미스터 아프리카'로 불렸던 타랄로는 4천500만유로의 공금을 은닉한 혐의를 받았으나 이를 부인하고 가봉의 오마르 봉고 대통령을 위해 이 자금을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엘프 스캔들은 프랑스 최대의 부정부패 사건으로 재판 과정에서 엘프는 해외에서 자사의 사업권을 얻거나 프랑스 정부나 제3자를 대신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외국 지도자들에게 거액의 부정자금을 지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민간 석유회사인 토탈의 일부로 통합된 엘프는 석유채굴 및 판매권 확보,해외석유기업 인수 등의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뇌물성 부정자금을 살포했다는 혐의를받았다. 이와함께 주로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 정치인, 기업인 등에게 엘프가 제공했던뇌물의 일부는 프랑스 정치권으로 환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0년대 프랑스를 강타했던 엘프 부패 사건은 지난 94년부터 조사가 시작돼8년만인 지난해 말 재판이 시작됐다. 엘프 부패 사건과 관련해 롤랑 뒤마 전 프랑스 외무장관이 수뢰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 방면됐다. 이번 재판은 엘프의 비자금 운영 전모에 대해서는 조사를 배제한 채 개인 비리만 심리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