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수의 종합상사인 마루베니(丸紅)가 자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신형 데스크톱 가격을 실수로 잘못 표시했다가 30억원 가까운 손해를 보게 됐다. 마루베니는 지난달 31일 판매가격 19만8천엔(약 200만원)짜리 신형 데스크톱을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발매하면서 직원의 실수로 판매가격을 1만9천800엔(약 20만원)으로 잘못 표시했다. `0'이 하나 빠진 가격표가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되자 네티즌 사이에 순식간에 `파격적으로 싼 PC가 판매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틀만에 약 1천500대의 주문이 몰렸다. 뒤늦게 가격이 잘못 표시된 것을 발견한 회사측은 이달 3일 표시가격을 정정하는 한편 주문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주문취소'를 부탁했으나 "주문한 것으로 계약이성립된 것"이라거나 "마루베니를 믿고 샀는데 취소하라니 말이 안된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대응책을 놓고 고민하던 마루베니는 10일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고객의 신뢰를저버리지 않기 위해 가격 정정전에 주문한 고객 전원에게 잘못된 표시가격인 1만9천800엔에 판매키로 최종 결정했다. 마루베니 홍보담당자는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실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민법대로 하면 계약무효에 해당하지만 회사의 신용을 지키기 위해 표시가격대로 판매키로했다"면서 "고객들의 항의에 굴복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마루베니는 이번 실수로 단순계산으로도 약 2억6천700만엔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