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전통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노조의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7일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 재선 저지가 목표이지만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후보주자 9명 가운데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UAW의 론 게텔핑거 위원장은 성명에서 "부시-체니 팀의 정책 실패를 확실하게 대체할 선택을 필요로 한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그러나 `강력한 대안'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일각에서는 본인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출마할 경우 부시에게 이길 수 있다는 견해가 계속 제기돼왔다. 이같은 견해는 이라크 사태가 갈수록 꼬이면서 부시에 대한 지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힐러리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대통령 선거준비가 그렇게 녹록한 것이 아니라면서 출마를 생각했다면 지난달초 쯤 이를 공표하고 준비에 들어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대중적인 인기가 높아도 선거자금 모금과 캠페인 준비를 위해서는 그 시점이 데드라인이었다는 것이다. 게텔핑거 위원장은 민주당의 `대안'이 누구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직접적인 대답은 회피하면서 "UAW 소속원들이 민주당 인사 가운데 자유롭게 지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UAW는 자동차, 항공 및 농업 부문의 전현직을 포함해 모두 120만명의 노조원을 확보하고 있다. 노조원 160만명을 둔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은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를 후보로 지지했으며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의 경우 국제운송노조(IBT)와 미국 최대 공공노조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 산하 65개 노조 가운데 19개 노조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매사추세츠 출신 상원의원인 존 케리는 국제소방노조(IAFF)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딘, 게파트, 케리 및 나토 사령관 출신인 웨슬리 클라크는 모두가 140만명의 노조원을 가진 전미지방공무원노조연맹(AFSCME)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미국의 주요 노조들은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금 지원과 함께 산하 노조원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선거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AFL-CIO의 경우 산하 노조원이 모두 1천320만명으로 이미 지난 8월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향후 15개월간 3천300만달러를 투입하는 대대적인 자체 캠페인에 돌입했다. (워싱턴=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