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스타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흉내꾼들이 제철을 맞고 있다. 산마테오의 조경설계사 린덜 그랜트(49)는 최근 몇년 동안 슈워제네거 흉내 일거리를 가물에 콩나듯 얻었으나 이 '터미네이터' 스타가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횡재를 만났다. 그는 최소한 2시간 공연의 출연료를 시간당 400달러로 배로 올렸다. 한달에 한 두차례 파티에서 슈워제네거 흉내를 내왔던 그는 이제 한주에 서너차례씩, 어떨 때는 하룻밤에 두차례씩 불려가기도 한다. 그랜트는 '터미네이터'의 검은 안경과 가죽재킷 차림에 노려보는 눈초리를 한채 주로 회사 파티와 개업식에 나간다. 최근엔 89세 노파의 생일잔치를 위해 메시지를 녹음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가 하면 결혼식 참석을 요청받기도 했다. "사람들은 아널드의 축복을 원하는 모양"이라고 그랜트는 말했다. 그랜트와 기타 슈워제네거 흉내쟁이들의 일은 지난달 그가 캘리포니아 주지사소환투표에서 당선되고 나서부터 성시를 이루어왔다. 유럽에서는 니크 라우버스(57)란 남자가 생김새로 한몫하고 있다. 네덜란드인인 라우버스는 '토털 리콜'과 '프리데이터'의 터프 가이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3년 전모발이식을 했는데 이제는 TV와 생방송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슈워제네거의 선거운동과 주지사 당선 덕분에 일거리가 많아졌고 홍보도 많이됐다"고 말한 라우버스는 "미국에 있을 때는 하루 종일 사람들로부터 '아널드시죠.사인해주실래요'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고 귀띔한다. 커다란 사각턱과 우람한 근육질 몸매는 아니더라도 풍부한 성량의 목소리로 재미를 보는 이들도 있다. 캘리포니아주 남부 패서디나에 사는 야윈 외모의 조쉬 톰슨(29)은 슈워제네거의튜턴식 억양을 흉내내 남부의 여러 방송국에서 일거리를 얻었다. 그는 심지어 전국적 라디오와 TV쇼에도 출연, 목소리를 흉내 내 진짜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감쪽같이 속이기까지 하고 있다. 톰슨은 라디오 출연료로 200-300달러를 번다. 슈워제네거 지지자임을 자임하는톰슨은 "나는 아널드를 비방하진 않는다. 더듬는 소리를 흉내낼 때조차도 아널드를놓치고 싶지 않아 아주 잘 다루려 애쓴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한해 동안 '코난'의 DVD에 관한 슈워제네거의 오디오해설을 경청함으로 목소리 흉내를 숙달시켰다. 슈워제네거처럼 말하는 요령은 문장 끝에 붙이는 상투어인 '그 모든 것'(all the stuff)이라고 톰슨은 말한다. 가령 "나는 농부들과 작은 회사들과 큰 회사들과 은행가들과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방문했다"는 따위의 문장에서의 어투다. 그랜트의 경우는 목소리 흉내를 쉽게 낸다. "혀를 입천장에 붙이면 깊숙한 목소리가 난다. 그리고 그냥 약간 말을 더듬기만하면 된다"고 그랜트는 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