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이 미군에맞서 `저항의 날'을 선언하고 대규모 공격을 예고한 2일 하루동안 이라크 주둔 미군병사 18명이 사망하는 등 미군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이하 현지시간) 미군의 치누크 수송 헬리콥터가 미사일에 피격, 미군병사 15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했다. 이는 지난 5월1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주요 전투가 끝났음을 선언한뒤 단일사건 희생자로는 가장 큰 피해다. 또 바그다드 시내를 지나던 미군 차량행렬이 저항세력의 폭탄 공격을 받아 최소한 3명이 목숨을 잃는 등 미군의 인명피해가 잇따랐는데 이날 발생한 18명의 사망자수는 지난 3월23일의 28명에 이어 하루 사망자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종전 선언 후 이라크에서 적대행위로 숨진 미군 수는 최소 138명으로 늘어났다. ◆치누크 헬기 미사일 피격 = 이날 오전 8시께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약64km 떨어진 팔루자 교외 마을 하시에서 휴가병을 태우고 바그다드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치누크 헬기 2대 가운데 1대가 미사일에 맞아 옥수수밭으로 추락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부는 이 사건으로 15명이 죽고 20여명이 다쳤다고 전하고격추된 헬기와 나란히 비행하던 다른 치누크 헬기를 향해서도 미사일이 발사됐으나빗나갔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헬기를 격추한 무기는 견착식 대공미사일로 보이며 미사일 2발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미군은 부상자들이 야전병원으로 후송됐으며 현장에서는 생존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부상자들의 상태와 생존자 수색 결과에 따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군 대변인은 사상자 일부는 이라크 서부에 주둔 중인 제82공수사단의 주둔지로 알려진 리지웨이 기지 소속이라며 2대의 치누크헬기에 모두 57명이 탑승해 있었다고 말했다. 치누크헬기가 격추된 팔루자는 이슬람 수니파의 거점으로 미군에 대한 저항이극심한 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미군 차량행렬에 대한 공격 잇따라 = 이날 바그다드에서는 미군 차량행렬이저항세력의 폭탄 공격을 받아 미군 병사 1명이 사망했다. 또 치누크헬기 피격 1시간 가량 전에 팔루자에서도 미군 차량행렬에 폭탄 공격이 가해졌는데 이 사건으로 대량살상무기 색출작업을 벌이던 미군 군속 2명이 죽고1명이 다쳤다. 앞서 `저항의 날' 첫날인 1일에는 이라크 북부 모술 인근에서 저항세력의 폭탄공격으로 미군 제101공수사단 소속 병사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등 미군 차량행렬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항의 날' 긴장 고조 = 이라크 저항세력이 1일과 2일을 `저항의 날'로 규정하고 미군 등 다국적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경고했지만 첫날인 1일에는 모술에서 발생한 미군 차량행렬 폭탄 공격 이외에 이렇다 할 공격이 없어 의외로 평온하게하루가 지났다. 하지만 2일에는 치누크 헬기 격추라는 초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미군의 순찰이강화되는 등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바그다드에서는 상점들이 테러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문을 열었지만 파다하게 나돌고 있는 폭탄테러설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시내에 황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미국 `테러와의 전쟁' 계속 의지 표명= 미국 백악관은 이라크에서 미군의 희생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흔들림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밝혔다. 트렌트 더피 백악관 대변인은 "테러리스트들은 우리를 쫓아내려고 연합군 병사와 무고한 이라크 주민을 죽이고 있으나 우리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미군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군 헬기 피격에대해 "국가적 비극"이라고 규정하고 테러를 자행한 세력은 격퇴될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미국에겐 비극적인 날이다. .. 오랜 힘든 전쟁에서 비극적 날들이 올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비극)은 필연적이며 힘들고 악화되고 있는 전쟁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또 NBC TV 방송과 인터뷰에선 이번 테러에도 불구, 미국은 이라크 안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날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테러 위협이 가중되더라도 조기 철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로부터의 조기 철군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용기를 주고 미국 입장에서는 위협을 가중하는 시키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라크에 계속 남아 싸워서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라크 파병국 테러 불구 철군 움직임 없어= 이라크 종전 선언 후 단일사건으로는 최대 희생자가 난 미군 헬기 피격사건이 발생한 2일 이라크 파병 국가들 가운데 병력철수나 병력감축을 고려하고 있는 국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22명의 비전투병을 파병 중인 태국의 탁신 치나왓 총리는 "우리는 병사들을 위험한 상태로 두지 않을 것이지만 동시에 이 문제로부터 달아날 겁쟁이는 아니다"고말했다. 이라크에 파병 중인 동유럽 국가들도 연합군의 임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입장을 밝혔다. ◆이라크 주변국 이라크 주권회복 촉구= 이라크 인접 6개국과 이집트를 포함한역내 7개국 외무장관들은 2일 이라크 내 무차별 테러공격을 비난하고 유엔 역할 확대, 이라크의 조속한 주권 회복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이틀간의 회의를마쳤다. 7개국 장관들은 성명에서 민간인과 외교관, 국제 인도주의 단체 직원들을 겨냥한 `폭탄테러'를 규탄했다. 공동 성명은 특히 이라크의 정치적 장래는 이라크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며 이라크 내정 불간섭 원칙을 천명했다. (바그다드.팔루자.워싱턴 AP.AFP.dpa.신화=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