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에서 27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공격은 본격적인 게릴라전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1일 이라크전 종전선언 이후 최대 규모로 감행된 이번 테러공격으로 43명이 사망하고 222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군사전문 월간지인 `디펜스 어낼러시스'의 프란시스 투사 발행인은 "이번 공격은 아무렇게나 감행한 공격이 아니다"며 "이라크에서 중대한 사태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단순히 일부 무법자들이 자행한 공격이라고 그 심각성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그들은 조직을 갖추고 목표물과 전략도 갖고 있다"며 "전통적인 게릴라 테러범들의 공격수법"이라고 이번 테러의 성격을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라크 전후상황이 베트남전 당시와 흡사하다는 존 매케인 미 상원 의원의 26일 발언을 반박하면서 "이번 공격은 저항세력들이 점점 더 절망에 빠져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트로 장관은 "전혀 다른 두 상황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이번 공격은 이라크 전후복구가 진전되면서 절망감에 빠져들고 있는 저항세력들이 감행한 것"이라고 공박했다. 그는 베트남전은 미국이 다른 강대국의 지원을 받는 내전의 한쪽 당사자에 맞서싸우는 다른쪽 당사자를 지원한 경우지만 이라크 전후상황은 후세인 정권 붕괴를 반기는 민중들이 미래건설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것을 돕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관리들도 이번 공격은 이라크내 저항세력들이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증거가 아니라 그들의 절망감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스트로 장관의견해와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런던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한 군사전문가는 이번 공격의 배후와 관련, 익명을 전제로 "공격 주체가 단순히 후세인 추종자들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전문가는 "공격의 양태 등을 고려할때 배후에 여러개의 조직이 개입됐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정확히 누가 공격을 총지휘하고 있는 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말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를 둘러싼 정치상황 등이 매우 유동적"이라고 전제한 뒤 "미국은 내년 11월의 대통령 선거전에 이라크 문제를 유엔에 모두 떠넘기고 철군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투사 발행인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추가 병력파견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후세인 정권 붕괴후 양성된 이라크 경찰인력이 충분히 배치돼 치안이 확보된후 미군 철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공격에 동원된 외국의 용병들이 이라크 사태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미 제4보병사단장인 레이몬드 오디에르노 소장은 "용병들은 저항세력의 매우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요성을 두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 육군 제1기갑사단 소속인 마크 허틀링 준장은 이번 공격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공격에 가담한 시리아 여권 소지자 1명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오디에르노 소장은 "이라크 사람들은 자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외국이 끼여 드는것 자체를 싫어한다"며 "그들은 이라크에 이란인이나 시리아인들이 들어오는 것을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후세인이 지속적인 저항공격의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가 공격을직접 지휘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해 미군도 아직까지 저항세력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에 공격표적이 된 경찰서 4곳중 한곳인 바그다드 북부지역의 알-카드라 경찰서가 공격 1주일전 미군에 협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즉각 회개하고 저항에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협박편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런던 브뤼셀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