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금식월 '라마단' 첫날인 27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4곳의 경찰서를 겨냥한 연쇄 차량폭탄테러가 발생, 최소한 30여명이 숨지고 2백여명이 부상했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현지시간) 바그다드 중심부의 ICRC 본부 건물에서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폭발한 데 이어 1시간 사이에 시내 4곳의 경찰서에서도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테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흐메드 이브라힘 이라크 과도정부 내무장관은 출근시간대에 집중된 이날 공격으로 민간인 26명과 경찰관 8명 등 34명이 숨지고 2백2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이 묵고 있던 알라시드 호텔에 대한 로켓공격 하루 만에 발생한 이번 연쇄테러 공격은 이라크 전쟁 종전 이후 최대규모다. 첫번째 테러는 폭탄을 실은 구급차 한 대가 ICRC 본부 앞 도로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넘어 3층짜리 건물정면으로 돌진하면서 폭발, 건물 벽면과 주변의 차량 10여대가 부서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30여분 뒤에는 시내 다른 지역에서 두번째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어 최소한 3번의 폭발이 보고됐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AFP통신은 바그다드 시내 알 카드라 경찰서, 알 엘람 경찰서 및 알 샤브 경찰서, 알 사이다 경찰서 등 4곳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며, 이밖에 자드리야 경찰서도 5번째 목표가 됐지만 다행히 이라크 경찰이 자폭차량 운전자를 사살해 피해를 면했다고 전했다. 한편 잇단 테러공격으로 이라크 치안이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ICRC는 28일부터 외국인 직원들을 철수시킬 예정이다. 피에르 가스만 ICRC단장은 사고 직후 독일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일부터 직원 철수를 시작할 계획이며 이라크인 직원들과 협력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