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이라크 재건지원공여국회의가 24일 폐막을 앞둔 가운데 아랍권 등 각국의 지원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을 위해 오는 2007년까지 4년동안 56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회의 참가국들의 분담금 규모는 이에 훨씬 모자랄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공여국회의 소식통들은 미국의 지원을 제외한 이날 회의를 통해 모금될 총 지원금 규모는 무상지원과 차관을 포함해 185억달러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측 대표에 정통한 이 소식통은 미국이 지원할 최고 200억달러를 제외하면 185억달러선에 그칠 것이라며 이중 최고 92억5천만달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지원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70여개국 및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가 참여한 가운데 전날 개막돼 이날폐막을 앞둔 이번 회의에서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 등 이라크 주변국들의 지원 약속이 잇따랐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이날 이라크 재건 지원을 위해 아랍권 중에서는최고액인 10억달러와 15억달러 상당의 지원 계획을 각각 약속했다. 사우드 알-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라크의 교육, 보건, 인프라 건설, 주택및 환경 프로젝트 등을 위해 `사우디 개발기금'을 통해 5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머지 5억달러는 이라크로의 수출 보증과 수출에 따른 금융 지원을 위해지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천30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의 대외 채무는 "매우 부담이 큰 액수"라며 "사우디는 다른 채권국들과 협의, 이중 일부를 탕감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셰이크 사바 알 아흐메드 알 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도 "쿠웨이트는 이미 연료와 구호품, 의료지원, 발전 등의 지원을 위해 10억달러를 지원했다"며 "나머지 5억달러 지원문제는 이라크 형제들과 직접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인도적 지원과 인프라 건설을 위해 2억5천만달러를, 이란은 이라크와의 주요 정유시설 공유를 포함, 3억달러 규모의 시설 차관을 각각 제공키로 했다. 바레인도 다소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바그다드에서의 의료시설 건설과 이라크 금융 종사자에 대한 교육 등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이라크에 3천명의 병력을 파견중인 이탈리아는 이날 참가국 가운데 제일먼저 향후 3년간 2억유로(미화 2억3천2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내년부터 오는 2007년까지 35억달러의 엔화 차관을 포함, 총 50억달러의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가와구치 요리코 (川口順子) 외상은 내년 지원분 15억달러는 이라크의 안보 상황 개선 뿐 아니라 발전(發電), 교육, 상수도, 위생 및 보건, 고용 등에 써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차관 형태로 지원될 나머지 35억달러는 통신시설 및 교통 등 인프라 구축과 긴급 금융 지원 용도로 투입될 예정이다. 가와구치 외상은 이날 국제사회의 지원이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도록 이라크의안보상황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이라크 재건은 이라크 국민 뿐만 아니라 중동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우리는 모두 희망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위해 오늘여기 모였다"며 "우리 모두가 돈과 교육, 기회 등을 아낌없이 주어야 할 때"라며 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나 프랑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이라크 결의안이 신속한 주권이양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이라크에 대한 즉각적인 지원을 거부하는 등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됐다. 유럽연합(EU)의 크리스 패튼 대외담당 집행위원도 이라크 지원의 성공 여부는이라크인들에게 주권을 이양할 "현실적인 프로그램"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패튼 위원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개입에 적대감을 가졌던 유럽 납세자들이 이라크에 거액을 지출하는 것에 대해 대단한 열의를 가질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회의를 전후로 국제사회가 약속한 이라크 지원 약속 내용. ▲유럽연합 = 2007년까지 13억달러(내년 7억달러 포함) ▲쿠웨이트 = 15억달러(이미 지원한 10억달러 포함) ▲사우디아라비아 = 2007년까지 10억달러, 24억달러 규모 대(對)이라크 채무변제 검토 ▲일본 = 50억달러(내년 15억달러 지원, 차관 형태로 이후 3년동안 35억달러) ▲아랍에미리트연합 = 2억1천500만달러 ▲필리핀 = 100만달러 ▲한국 = 2007년까지 2억6천만달러(올해 6천만달러 포함) ▲캐나다 = 2억3천만달러(대부분 집행) ▲슬로바키아 = 29만달러 ▲IMF = 2007년까지 최고 42억5천만달러(내년 8억5천만달러 차관 포함) ▲세계은행 = 5년동안 30-50억달러 차관 (마드리드 AP.dpa=연합뉴스) lkw777@yna.co.kr